양정욱 설치작품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는 나와 너 사이의 수많은 기억이 중첩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전구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나무와 플라스틱병 등으로 조립한 원통형 구조물을 지나 벽에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무렵 초소 경비원이 조는 모습을 보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경비원의 기억, 그를 보는 작가의 기억, 이 풍경을 마주했을 또 다른 사람의 기억을 표현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8일 시작된 ‘나너의 기억’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을 해석한 미술작품 13점을 선보인다.
전시작품 모두는 개개인이 지닌 신체적 특징과 경험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방식, 현재가 훗날 어떻게 기억될지 등을 생각하게 한다.
레바논 출신 작가 아크람 자타리는 7분 남짓한 영상 ‘스크립트’에서 서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슬람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과연 진실일지 묻는다.
이와 함께 앤디 워홀, 허만 콜겐, 루이즈 부르주아, 세실리아 비쿠냐, 시프리앙 가이야르, 안리 살라, 송주원, 임윤경, 뮌, 박혜수, 홍순명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8월7일까지.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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