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처방약 직접 수령이 가능해졌지만, 안심병원 약국이 아닌 일반 소규모 약국에서는 갑작스런 지침 변경에 사전 준비가 돼있지 않는 등 약국 현장에서 혼선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울산 남구 신종코로나 안심병원 옆에 위치한 A 약국은 확진자의 약 수령이 하루 20건을 넘을 정도로 약국을 찾는 신종코로나 환자들이 많았다. A 약국은 약국 뒤편 외부에 천막과 벨을 설치해 확진자가 벨을 누르면 제조된 약을 천막 테이블에 놓아 전달하고 있다.
A 약국 약사는 “약국에서 별도 준비를 할 시간도 없이 하루아침에 확진자 처방약 직접 수령이 진행됐다”며 “안심병원 옆에 위치한 약국들은 이전부터 호흡기 질환 환자들과 일반 환자들의 동선을 분리해서 바로 적용이 가능했지만, 다른 일반 약국은 여의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남구와 울주군에 위치한 약국 대부분이 갑작스러운 제도 시행으로 확진자 약 수령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약사 혼자 운영하거나 1층에 위치한 소규모 약국들은 정부 지침인 확진자 약 수령 별도 구역 마련이 어려웠고 도난 우려로 외부에 약을 두기 꺼려했다.
확진자 직접 약 수령으로 좁은 약국 안에서 확진자들과 동선이 얽히는 등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는 비확진자들의 우려도 잇따랐다.
정부가 확진자 1인당 6020원의 수가를 약국에 추가 보상하기로 한 ‘대면투약관리료’ 지급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확진 문자를 받지 않은 채 약국으로 오는 환자들이 다수 발생하며 약국에서 확진자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남구의 한 약사는 “최근 신속항원검사 양성자도 확진자로 인정하면서 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당일 바로 약을 받으러 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며 “확진 문자를 받지 않은 채 오는 환자들은 대면투약관리료를 신청할 때 확진자로 구분하기 어렵고, 서류 처리 방법도 복잡해 바쁜 와중에 업무만 과중됐다”고 하소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의약품 대면 수령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확진자 처방약 직접 수령을 실시하게 됐다”며 “대면투약관리료 청구 프로그램이 지난 8일 업데이트 돼 약국에서 대면투약관리료를 신청하면 순차 지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