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울산시의 재난관리기금 적립액이 9년 전 수준으로 급감했다. 자칫 신종코로나 변이 등 사회 재난이 지속될 경우 기금 부족에 따른 신속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시는 재난 예비비 등을 통해 충분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1일 시에 따르면, 시의 2021년도 재난관리기금 사용 잔액은 253억8000만원이다. 올해 들어 기금에 133억5000만원을 적립해 2022년 확보액은 387억3000만원 수준이다.
누적 기준 재난관리기금 확보 실적은 목표액 1619억원보다 적은 1328억원으로 확보율은 83% 수준이다. 누적 확보율이 낮은 이유는 재난관리기금 운용 초기에는 당해연도 확보 기준액에 못미치는 금액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연도별 재난관리기금 확보액 및 사용액(단위:억원) | |||||||
구분 | 2017 | 2018 | 2019 | 2020 | |||
확보액 | 605 | 713 | 756 | 819 | |||
사용액 | 합계 | 44 | 87 | 87 | 518 | ||
공공 | 응급복구 및 긴급한 조치 | - | - | - | 238 | ||
재난의 예방·대비·대응·복구 | 44 | 87 | 50 | 180 | |||
민간 | 응급복구 및 긴급한 조치 | - | - | - | - | ||
재난의 예방·대비·대응·복구 | 25 | - | 37 | 335 |
시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1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적립했다. 2020년 확보 기준액 126억원을 웃도는 139억원을 적립해 확보율이 110%에 달했다. 2021년도 역시 확보율은 100%였다.
문제는 최근 2년 동안 재난관리기금 사용이 급증하면서 기금 적립액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올해 기금 확보액 387억원은 2014년 400억2800만원 이후 최저치다.
1997년 기금 적립 이후 매년 증가하던 재난관리기금은 2020년 신종코로나 확산 이후 급감했다. 시는 2020년 818억7000만원을 확보했지만 한 해 동안 무려 518억원을 사용했다. 2021년 역시 확보액 461억원 가운데 208억원을 사용해 결산 잔액이 200억원대로 급락했다.
시는 2020년 공공 재난예방·대비·대응·복구에 180억원을, 민간 재난예방·대비·대응·복구에 335억원을 각각 소요했다. 세부 집행 현황을 살펴보면 시는 2020년 신종코로나 대응에만 456억원을 사용했다. 이 중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이 26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종코로나 대응 방역물품 구입 및 홍보물 제작으로 94억원을 집행했다. 기타 재난 관리를 위해 도로시설물 내진 보강 43억원, 태풍피해 복구 지원 등 17억원을 투입했다.
2021년 역시 신종코로나 대응에 182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207억6500만원을 사용했다. 보육재난지원금 지급에 47억원, 임시선별검사소 설치 운영비에 46억원을 지급했다. 시는 올해 적립 기준액 100%인 133억5200만원을 확보했지만 누적 확보액은 380억원대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신종코로나 변이나 태풍 등 대형 재난 발생 시 재난관리기금이 부족해 신속한 대응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기금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재난관리기금이 부족하더라도 재난 대응에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긴급한 사안은 재난관리기금으로 충당하고, 본격적인 복구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관리기금이 부족할 경우 재난 예비비 등 각종 예비비를 투입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종코로나 여파로 재난관리기금이 축소되면서 오히려 예산 유동성이 높아졌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다소 거친 표현이지만 비대해져가던 재난관리기금이 신종코로나 대응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막대한 예산이 재난관리기금에 묶여 있던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