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시에 따르면, 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 분류식 하수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와 부산시 등 타 광역 시도는 오수와 우수를 하나의 관로를 통해 처리하는 합류식 하수 체계를 전부 혹은 일부 운영 중이지만 울산은 오수 관로와 우수 관로를 완전히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
오수 관련 업무는 시가 전담해서 담당한다. 해마다 관련 업무에 2100억~2600억원에 달하는 하수도특별회계가 투입된다. 올해 투입되는 예산은 22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우수 처리는 시가 아닌 5개 구·군이 담당하고 있다. 중구는 건설과 치수계, 남구는 건설과 하수계, 울주군 건설과 하수시설계 등 주로 건설과 내 하수 관련 1개 계가 우수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구·군은 우수기를 앞두고 우수 관로를 준설하거나 악취 민원이 접수될 경우 우수 관로를 정비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시가 우수 관로 관리를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지만 하수도법이 개정되면서 근거가 약하다. 현재 시 하수관리과는 빗물 가운데 오수 관로로 유입되는 것만 담당할 뿐 우수 관로에 대한 처리 권한은 없다.
우수 관로 대부분이 도로상에 위치해 있지만 도로 관련 부서 소관이라고 하기에도, 침수의 주된 원인 중 하나지만 재난 관련 부서 소관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점이 있다.
문제는 우수 관리가 오수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도심지 악취의 주범이 오수가 아닌 우수이기 때문이다.
오수는 철저히 밀폐돼 관리되는 반면, 우수는 상부가 개방된 상태로 관리된다. 개방된 틈으로 비점오염원이 우수 관로로 들어가 쌓인 뒤 유속이 느려 정체되면 악취가 발생한다.
우수 관로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피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는 우수 관로 위에 매트를 덮기도 한다. 결국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빗물이 우수 관로로 흘러 들어가지 못해 침수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도심의 상습 침수 지역 대부분이 악취 민원 지역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에 생활 속 악취 유발은 물론 호우 시 침수까지 유발하는 우수 관로 관리를 위해 전담 부서를 조직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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