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윤 대통령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간 문자 메시지가 ‘이준석 퇴출’이라는 물밑 공감대 형성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차기 당권 기류에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있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울산출신 4선중진 김기현(남을) 전 원내대표는 27일 이와 관련, “어떤 경위가 있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자가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 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권 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을 촬영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것에 대한 언급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100일 정도 된 권 대행이 사과만 세 번을 했다’는 취재진의 지적엔 “아주 곤혹스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그걸 가지고 여기서 왈가왈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나중에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를 가질 것 같다”고 했다.
새미래는 이날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한반도 정세와 새로운 대북정책의 모색’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당내 의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연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오늘은 북한 문제, 대북 정책에 관한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 문제를 집중해서 여러 현안을 검토하고 있는 관계로 그(윤 대통령 문자 관련) 문제에 관해서는 잘…”이라며 추가적인 언급은 피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말했다. ‘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한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이른바 ‘문자 유출 사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대선 때 두 번에 걸친 ‘이준석 파동’을 제가 중재해서 어렵사리 대선을 치렀다”며 “정권을 교체한 후에도 소위 윤핵관들과 이 대표의 불화는 계속 되었고 안철수·이 대표의 불화도 계속 되어 윤 대통령의 정치적 미숙함과 더불어 정권 초기부터 불안한 출발이 계속 되고 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 마당에 대통령도 사람인데 당대표가 화합적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지 않고 내부 불화만 야기하는 것을 보고 어찌 속내를 계속 감출 수가 있었겠나”라며 “이제 그만들 하고 민생을 돌보는 정치들 좀 해야한다. 이러다간 어렵사리 잡은 정권이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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