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하원의장을 포함한 미 하원의원 대표단이 지난 3일 오후 9시26분께 C-40C 전용기 편으로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착륙할 당시, 현장엔 국내 의전 인력이 아무도 나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전 홀대’ 논란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4일 펠로시 의장에 대한 의전 홀대 논란과 관련해 “미국 측이 영접을 사양해 우리 국회 의전팀이 공항 영접까진 하진 않는 것으로 양측간 양해와 조율이 된 상황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이 펠로시 의장의 공항 영접에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다고 보도한 것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 홍보수석은 먼저 “펠로시 의장 방한에 따른 공항 영접 등 제반 의전은 (상대인) 우리 국회가 담당하는 것이 외교상, 의전상 관례”라며 이 사안이 국회 영역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확인해보니 국회 의전팀이 공항에 나가 영접하려고 했지만 미국 측이 늦은 시간, 더군다나 공군기지를 통해 도착하는 점을 감안해 영접을 사양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 수석은 “우리 의전지침상 외국 행정부 요인이 방한하면 비중에 따라 외교부 장관, 차관, 의전장 등이 공항에서 영접하는 것이 명확히 규정돼 있다. 그렇지만 의회 인사는 파트너인 국회가 의전을 맡는 것이 관례이고 당연”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이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영접 인사가 없었다는 의전 논란과 관련해 “외국의 국회의장 등 의회 인사 방한에 대해서는 통상 우리 행정부 인사가 영접을 나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빈 영접은 정부의 공식초청에 의해 방한하는 외빈에 대해 제공하는 예우이며, 우리 의전 지침상으로도 국가원수, 총리,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인사에 대해 제공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지난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을 때나 최근 다른 나라 국회의장 방한 시에도 정부 측 영접 인사는 없었다고 그는 언급했다.
하원의장급 인사 방한 시의 의전 규정이 외교부 차원에서 마련돼 있느냐는 질문엔 “미국 의회의 카운터파트인 국회에 관련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 한국 측에서도 입법부가 카운터파트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의전 문제 역시 국회 측에서 조율할 일이라는 취지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펠로시 의장의 입국 당일 오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했기 때문에 면담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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