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우리 종이 ‘한지’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가 열렸다.
한지살리기재단(이사장 이배용)은 10일 통도사 장경각 마당에서 ‘한지의 날’ 제정 선포식과 축하 행사를 했다. 이에 따라 매년 10월10일은 한지의 날이 된다.
한지는 아흔아홉 번의 제조과정을 거쳐 일백 번째 흰 종이로 탄생한다고 해서 ‘백지’(白紙)로 불린다. 한지의 날을 10월10일로 정한 것도 ‘10×10=100’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날 행사는 매년 10월10일을 ‘한지의 날’로 제정하고, 늦어도 2024년까지 전통 한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마련했다.
선포식은 한지살리기재단 자문위원인 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스님의 권유로 통도사에서 진행됐다. 성파 스님은 닥나무로 100m 크기의 한지를 직접 만들어 ‘세계 제일 우리 종이’라는 휘호를 쓰는 등 한지와 인연이 깊다.
이배용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통 한지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자산이며 세계적 문화유산이지만, 아쉽게도 이 사실을 많은 사람이 잘 알지 못한다”며 “이제 우리 모두 한지의 우수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전파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성파 스님은 “우리가 일제에 의해 나라를 잃었을 때 만든 한지는 일본 한지가 되고, 사람도 일본 사람이 됐었다. 지금 나라가 있을 때 우리가 잘 지키고, 우리 종이도 잘 보존해 나가자”며 “오늘 선포한 ‘한지의 날’은 그런 각오를 다시금 다짐하는 날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한지의 날’ 선포식에 이어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의 ‘미래의 평화를 접어 펼쳐’라는 제목의 축시 낭송과 백성 스님의 학춤 공연 등도 열렸다. 특히 성파 스님이 24절기의 의미를 담은 24m 길이의 한지에 ‘세계 제일 우리 한지의 날 선포’라는 휘호를 써 보여 참가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한지살리기재단은 오는 11월25일 전라북도 완주에서 ‘제5회 한지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