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적십자 CPR 체험 직접 해보니…이태원 참사 이후 CPR 교육 신청 20% 이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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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적십자 CPR 체험 직접 해보니…이태원 참사 이후 CPR 교육 신청 20% 이상 급증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2.11.10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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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대한적십자사 울산시지사를 방문한 기자가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받고있다.
“환자분 괜찮으세요? 거기 파란색 모자를 쓰신 분. 자동 제세동기(AED) 가져와주시고 119에 신고 전화도 부탁드립니다.”

9일 방문한 대한적십자사 울산시지사 대강당. 이태원 압사 사고 영향 탓인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심폐소생술(CPR)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CPR은 몸이 땀에 흥건히 젖을 정도로 숨이 차고 힘들었다.

교육은 심폐소생술 이론 교육, 심폐소생술 및 자동 제세동기 실습 순으로 이뤄졌다.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가기 전 위급한 상황에 놓인 환자를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린 사례가 포함된 이론 교육을 받았다.

이로운 대한적십자사 울산시지사 응급처치교육 담당자는 과거 자신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위급한 상황에 놓인 환자를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린 사례를 설명했다. 이론 교육이 끝나고 본격적인 실습에 들어가자 실제 상황인 것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

실습 인형에 눈을 고정하고 교육 담당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 채 심폐소생술 자세를 취했다.

“하나, 둘, 셋, 넷” 교육 담당자의 구호에 맞춰 깍지 낀 손을 실습 인형 중심부에 올리고 손꿈치로 압박을 시작했다.

점차 숨이 가빠지며 땀이 흘렀다. 교육 담당자는 “힘들더라도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실시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 제세동기 실습도 이어졌다. 자동 제세동기에서 패드를 꺼내 인형 우측 어깨와 좌측 가슴 옆 부위에 붙이고 ‘심장 충격 버튼’이 깜박이는 걸 확인한 후 다시 심폐소생술을 수행했다.

이 담당자는 “마네킹의 경우 훨씬 부드럽고 누르면 다시 올라와 리듬감 있게 가슴압박을 실시할 수 있지만, 사람은 가슴뼈가 있어 마네킹보다 딱딱하기 때문에 훨씬 힘들다”며 “혼자일 경우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고 여러 명이 교대하며 양질의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적십자사는 기업체나 학교, 공공기관 등에서 단체 교육이 많은 상태라 개별 교육은 월평균 5회 정도 한다. 하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문의 오는 경우가 많아 개별 교육 과정을 개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울산적십자사 관계자는 “이태원 사고 이후 평소보다 20% 이상 증가한 교육 신청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원래 기업 등에서 걸려오는 문의 전화가 대부분인데 현재는 개별적으로, 특히 가족 단위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육 횟수 총 325건, 강습생 수 7241명에 그쳤던 지난해와 달리 이달 9일까지 총 1212건, 4만6893명으로 급증했다.

울산소방본부도 지난 2019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학생, 교사, 회사원, 외국인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 횟수 1205회, 6만2370명에게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실시했는데 최근에는 관련 문의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소방본부에 올해 심정지(심폐소생술 응급처치 대상건수) 신고 건수는 1151건으로 일 평균 3.8번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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