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겸 시장은 9일 헬기를 타고 신규 식수원 발굴을 위해 울산 전역을 항공 시찰했다.
김 시장의 행보는 낙동강 통합 물 관리 방안에 따른 운문댐 용수 공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자체 식수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사연댐 수위 조절로 발생하는 물 부족분 8만9000t 가운데 대구로부터 운문댐 물 7만t을 공급받아야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운문댐 물을 나눠줘야 하는 대구는 구미와의 협약을 파기하고 최근 안동과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대구는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으로 구미 해평취수장의 물을 공급받는다고 해도 공급처만 바뀔 뿐 공급 원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며 울산에 물을 줄 경우 자체 수원이 부족해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시는 손 놓고 기다리는 대신 자체 수원 확보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이 둘러본 곳은 총 10곳이다. 김 시장은 사연댐과 대곡댐, 회야댐, 대암댐 등 기존 용수 공급 댐 4곳, 지난 2008년 낙동강 하류 연안지역 청정수원 조사 용역에서 발굴된 (가칭)소호댐 등 기존 소규모 댐 후보지 4곳, 최근 시가 찾아낸 (가칭)신명댐과 작천댐 등 신규 소규모 댐 후보지 2곳 등을 둘러봤다.
김 시장은 막상 가보니 머리 아픈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용역에서 발굴된 소규모 댐 후보지들의 입지 때문이다. 소규모 댐 후보지는 소호댐(상북 소호), 복안댐(두서 복안), 삼광댐(온양 삼광), 대운댐(온양 운화) 등 4곳이다. 개발 가능 총량은 7만1000t으로 운문댐 공급 용수량과 유사하다. 다만 경주·청도 등과 협의가 필요하거나 용역 이후 전원주택지, 공업단지, 수목원 등이 조성돼 사업 추진 난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당시에도 개발 가능량 대비 소요 사업비가 과다해 사업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4개 댐의 총 사업비는 5218억원 달하는데, 10여년이 지난 만큼 물가 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현재 사업비는 크게 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김 시장은 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시 기술과 지금 기술력의 차이가 큰 만큼 사업비는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신규 댐 후보지 가운데 소호댐과 대운댐, 작천댐을 주목했다. 항공시찰 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 같고, 주변 민가도 거의 없어 사업 추진이 원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천댐의 경우는 KCC 채석장을 중심으로 가능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김 시장은 기존 용수댐의 용량을 넓히는 일명 ‘바가지’를 키우는 데도 주목했다. 유역을 넓히면 담수 효과가 커지는 만큼 훨씬 더 경제적이고, 훨씬 빠른 시간 내에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용역 과정을 거쳐 회야댐과 사연댐의 담수 용량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시장은 또 조만간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와 만나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의 이행을 촉구하기로 했다. 울산의 선택지 가운데 운문댐 물이 가장 깨끗한 만큼 홍 시장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김두겸 시장은 “물 문제는 시민 생명과 직결된 만큼 다른 사업을 포기하더라도 물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정부 설득이 쉽지 않지만 최적의 계획을 세우고 시민들의 여망을 전달하면 맑은 물을 마실 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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