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은 29일 이재명 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이 대표가 A4용지 33쪽 분량의 ‘검찰 진술서’를 제출한 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이 대표를 겨냥, “이런 당당한 피의자를 본 적이 없다, 사법 정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법치와 정치의 개념과 시스템 전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런 뻔뻔한 정치인도 본 적 없다. 검사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장외 여론전에만 열중한다. 이러려고 의원직과 대표직을 구질구질하게 붙들고 있었나 보다”라고 비난했다.
당권주자인 울산출신 김기현 의원은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가 ‘검찰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 “어떤 권력도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계속 망각하고 있다. 거짓말 대행진을 통해 아무리 국민을 속이려 해도 진실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표의 전날 검찰 소환조사를 “망신주기”라고 비난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입장문에서 “망신주기에 혈안이 된 검사 갑질 규탄한다. 소모적인 질문을 반복하는 등 편파·불공정 수사, 인권침해·망신주기 갑질 수사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또 서울중앙지검이 일부 언론사만 포토라인을 촬영할 수 있게 했지만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이와 관계없이 영상을 찍는 모습이 포착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막아서고, 제한된 언론만 취재를 허용하면서 일부 유튜버에게는 활짝 문을 열어주는 것이 상부 지침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은 소모적인 질문을 반복하며 시간을 끌었다. 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한 번 더 세우기 위해 조사를 지연시키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수사 목적이 진상 규명에 있는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정적 제거에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기소하기 위해 불공정한 수사를 벌인다고 주장하는 만큼 이 대표가 향후 검찰의 2차 소환에는 불응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지난 28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중앙지검 서문에 도착한 뒤 포토라인 앞에 선 채 A4 용지에 적힌 입장문을 읽어내려갔다.
이 대표는 “이제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검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권력자와 가까우면 어떤 죄도 면해주고, 권력자에 대항하면 사법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윤석열 정부를 작심 비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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