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일각에서는 변화된 시대적 흐름에 따라 국경일 태극기 게양도 좋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애국심을 표현하는 방안도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찾은 울산지역 공동주택 5~6곳. 궂은 날씨 탓도 있었지만 1개동 150여가구의 아파트 중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는 고작 4~5곳에 불과했다.
해당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만난 주부 이모(58)씨는 “어느새부터인가 국경일임에도 가정에서 태극기를 걸어두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그런 분위기 탓인지 우리 집도 태극기를 걸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전체 300여가구인 다른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관리소장인 김모(63)씨는 “공동주택 자체적으로 방송이나 안내문을 통해 입주민들에게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횟수도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최근 몇년 사이 지어진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은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게양대 자체를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정문이나 관리 사무소에만 태극기를 게양했다.
울산시를 비롯한 각 구·군은 3·1절을 앞두고 기념 분위기 조성과 시민 참여 유도를 위해 부녀회나 통장회 등 주민단체 주도로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였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일각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태극기 게양만 고집하지 말고 다른 방식으로 애국심을 드러내는 방법도 장려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개인 프로필에 태극기 스티커를 달아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지원 사업을 위해 기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애국을 표현하는 경우가 늘었다.
최모(34·북구 화봉동)씨는 “누구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겠지만, 국경일에만 일회성으로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보다 꾸준히 애국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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