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로 읽는 52가지 우리 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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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로 읽는 52가지 우리 꽃 이야기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3.27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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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면 들판에 피어난 꽃만 보더라도 시 한 편 쓰고 싶어진다. 하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한시(漢詩). 옛 선인은 어떻게 봄을 대변하는 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이런 의문을 풀어줄 책이 나왔다.

울산대학교 국어국문학부에서 한문학과 고전문학을 가르치는 성범중·안순태·노경희 교수가 한시로 읽는 우리 꽃 이야기를 담은 <알고 보면 반할 꽃시>를 펴냈다. 저자들은 한국한시학회 회원들이다.

겨울 보내고 봄 기다리며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과 매화 등 봄꽃은 물론, 늦가을 그윽한 향기 속에 홀로 피어나는 국화꽃에 이르기까지 52가지 우리 꽃의 아름다움을 한시로 표현한 것을 현대인들도 알기 쉽게 번역하고 해설을 달았다.

꽃을 소재로 한 한시뿐만 아니라 옛 문헌 속에 남아 있는 꽃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꽃이 지닌 역할과 의미를 되새겼다.

‘가여워라, 향기 머금고 푸른 바다 굽어보는데/ 누가 붉은 난간 아래 옮겨 심을까?’

우리말로 ‘참꽃’, 한자어로 ‘두견화’로 불리는 진달래. 바위틈에 자리한 모습을 읊은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이 지은 ‘진달래’(杜鵑)의 한 구절이다. 드넓은 바다에 진달래의 진한 향기와 붉은 색감이 널리 퍼지는 듯, 한자로 된 시구(詩句)를 후각과 시각을 살려 절묘하게 번역했다.

진달래와 비슷하게 생긴 철쭉과의 다른 점과 꽃 그림까지 곁들였다. 그림은 우리 화가뿐만 아니라 1910년대 선교사였던 남편을 따라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여성 플로렌스 헤들스턴 크레인의 <머나먼 한국의 야생화와 이야기>(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에 담긴 것도 실어 서양인의 눈에 비친 꽃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노경희 교수는 “꽃집에서 파는 꽃들만 알던 서울 도시인이 울산에 와서야 꽃 이름을 배우고 한시를 탄생시킨 산천을 찾아 꽃을 확인하면서 삶이 더 아름답고 풍요로워졌다”며 “독자들에게 ‘꽃다발 같은 책’을 선사한다는 마음으로 엮었다”고 말했다. 328쪽, 1만9500원, 태학사. 전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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