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인 국민의힘은 30일 김 실장이 전날 전격 교체되면서 일고 있는 내부 갈등설 등 후폭풍을 가라앉히는 데 주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인사 결정에 힘을 실으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4월 말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한 업무 공백 우려가 확산하는 것을 진화하는 데도 집중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갑작스러운 교체이긴 하지만, 대통령께서 아마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그런 인사 결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공직을 수행하면서 오로지 공무수행에만 전념하는 모습으로 당과 정부가 운영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라고 부연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에서 김 실장 교체 배경에 대해 “여기저기서 많은 분이 추측성으로 말씀하시는 게 마치 사실인 양 알려지는 부분도 굉장히 많다”며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진 여러 설을 일축했다.
이 총장은 김 실장이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이 제안한 문화 행사 프로그램 보고 누락이 결정적 교체 배경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확인한 바가 없다. 단순히 그런 것 가지고 사임을 하셨겠나”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을 한 달도 채 안 남겨둔 상황에서 김 실장이 전격 교체된 것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향해 집중 공세를 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실장이 그간 열거할 수 없는 외교 참사에도 끄떡없더니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경질된 게 이상하다. 증폭되는 국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은 명백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다음 달 있을 윤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밤새워 전략을 짜도 모자랄 대통령실이 대책은 고사하고 온갖 풍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면서 “언제부터 대한민국 국가안보실이 이처럼 허접한 곳 됐느냐”고 비판했다.
이장섭 의원 역시 회의에서 “권력 암투설 등 여러 의혹이 난무하지만, 대통령실은 제대로 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외교·안보 라인에 번지는 불안 기류가 대미 외교 참사를 예고하는 전조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김 전 실장이 사실상 경질된 배경으로 대통령실과 외교라인의 불화를 꼽으며 “윤 대통령은 무엇이든 이유를 만들어 기소해버리는 검찰 스타일”이라며 “벌써 외교부 라인이 몇 명이 나간 것이냐. 아니다 싶으면 그냥 잘라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등 야당의 ‘한일정상회담 진상규명’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정상외교는 국정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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