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형호제’ 김기현-홍준표 갈라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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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형호제’ 김기현-홍준표 갈라서나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04.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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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울산남을) 대표와 당 대표에 이어 대선주자까지 지낸 홍준표 대구시장간의 20여년 ‘호형호제’ 관계가 경쟁구도로 전환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권내 이른바 ‘빅 스피커’로 주요 정치현안에 대해 ‘직격논평’으로 유명한 홍 시장이 3·8전당대회에서 우여곡절끝에 당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를 겨냥해 연일 쓴소리를 하고 나서자,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날선기류가 감돌고 있다.



◇김기현·홍준표 공개적 날선기류

김 대표는 3일 당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 “지방자치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대해 더 전념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최근 홍 시장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사이에 오간 설전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앞으로 계속돼서도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자치행정에 더 전념하시라’는 김 대표의 언급은 홍 시장이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이 잦을 뿐만 아니라 당무에 지나치게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불만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강경 보수층에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꼽히는 전 목사는 앞서 한 유튜브 채널에서 “대구시민 여러분, 홍준표 저거 탄핵하세요” “최고위원이고 개뿔이고 다 필요 없다. 저놈들은 내년 4월10일 선거에서 공천해 주지마, 다 잘라버려라”라고 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지난 1일 SNS에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목회자가 목회자답지 않게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자제력을 잃고 거친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전 목사와 홍 시장의 설전 배경에는 김재원 최고위원도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홍 시장이 재차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를 겨냥, “전 목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힌 당도 아닌데, 저렇게 방약무인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그에겐 한마디 말도 못하고 오히려 ‘니(네)는 지방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다?. ‘이사야’같은 선지자라고 스스로 추켜 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 보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출했다.



◇호형호제→경쟁관계로?

울산출신 김 대표와 경남 창녕출신 홍 시장은 정치권 안팎에서도 익히 알려진 정치적·인간적 ‘호형호제’ 사이다. 김 대표는 1959년생이고 홍시장은 1954년생이다.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 최고위원 시절 김 대표는 당 대변인을 함께한데 이어 홍 시장이 36대 경남도지사 재임시엔 김 대표 역시 울산시장을 하면서 동남권 상생발전에도 ‘협업’을 해온 친한 사이다.

이러한 막역한 관계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도 묻어났다. 홍 시장은 당권경쟁 초반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당권 주자 일부를 싸잡아 비판한 동시에 김기현 후보를 측면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당내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홍 시장과 내년 4월총선에서 과반확보를 거둔 뒤 오는 2026년 여권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홍 시장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시각도 있다. 당 대표에서 대선주자로, 다시 대구시장으로 ‘정치변방’에 있는 홍 시장과 울산시장에 이어 당 대표에 등극한 김 대표의 역학관계가 향후 복잡한 정치상황에 따라 치열한 경쟁관계로 전환하게 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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