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5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내용·절차 문제를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의 당위성을 부각했다. 특히 민주당이 해당 법안 처리를 강행한 것을 두고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양곡관리법이 망국적 포퓰리즘 쌀 창고업자 복지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제한 쌀 수매가 이뤄지면 지금도 남아도는 쌀을 보관해야 하는 창고가 더 필요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올해 2월 말 기준 정부 양곡 저장을 위해 보관계약이 완료된 전국 쌀 창고 3480동의 50.6%가 호남 지역인 광주(19동), 전북(738동), 전남(1004동)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우리 농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법조차 자신들의 정치적 텃밭을 위해 이용하려 했다는 합리적 의심마저 든다. 이재명 대표의 ‘기본시리즈’에 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분명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표만 얻어내겠다는 망국적 포퓰리즘에 목적이 있다”고 했다.
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 ‘이 정권은 끝났다’고 비판한 데 대해 “결국은 이 표퓰리즘 법안으로 윤석열 정부에 부담을 주려 했다는 것을 자백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이 전날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민생을 등지는 처사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쌀값 불안을 막기 위한 법안 처리를 거부한 것은 결국 보수 지지층만을 바라본 정치적 논리에 따른 결정이라는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2021년 12월 ‘정부는 과잉 생산된 쌀을 추가 매수해 쌀값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SNS에 올린 글을 두고 “대선후보와 대통령일 때의 마음이 따로 있나”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스스로 내건 공약이야말로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거부권 행사는 국회 의석이 부족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민주당 탓이에요라고 하는 정치적 프레임의 시작”이라고 지적 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한 것도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됐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MZ 노조와 치맥(치킨과 맥주)을 한 데 이어 대학교 식당에서 ‘1000원 학식’을 연출하더니 밥 한 공기 먹기 운동까지 벌이겠다 한다. 농민 좌절에 공감 못하고 벌이는 대책이 무슨 효과가 있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런 코미디가 없다. 국민의힘은 ‘먹방의 힘’으로 당명을 변경하는 게 낫겠다”고 썼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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