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자동차 휴업…신종코로나 장기화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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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자동차 휴업…신종코로나 장기화 대책 세워야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0.02.0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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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휴업이 현실화했다. 현대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인해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자 4일부터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멈추기로 했다. 울산공장에서는 4일 제네시스와 포터를 생산하는 5공장과 4공장의 일부 라인이 멈춰 섰다. 이어 5일 코나와 벨로스터를 생산하는 1공장도 휴업에 들어간다. 이대로 가면 7일에는 모든 공장이 휴업하게 된다.

문제가 되는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는 모든 차종에 조립 초기 차량 바닥에 혈관처럼 깔리는 배선뭉치다. 차종과 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물량을 대량 확보해놓지 않기 때문에 며칠간의 공급중단에도 차량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대표적 명절인 춘절의 긴 휴가 끝에 신종코로나 발생으로 휴가를 9일까지 연장하면서 공급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현대차는 이 부품을 중국으로 진출한 부품업체 3곳으로부터 대부분 공급받고 있다. 이들 자동차 부품업체를 비롯해 전자·반도체 등 국내 핵심사업의 부품업체들 가운데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긴 기업이 많다. 납품 대상 대기업이 중국에 생산기지가 없는 경우에도 비용부담을 줄이겠다는 이유로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기도 했다. 국내 제조업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근본적 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현대차 노사는 휴업기간을 10~11일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주로 중국에서 공급되지만 국내에도 생산하고 있어 물량을 확보하는 대로 생산재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가 확산세에 있어 휴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울산지역의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고충이 불을 보듯 뻔하다. 설연휴 휴가에다 예기치 못한 휴업까지 겹치면서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 경영난은 말할 것도 없고 근로자들의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대차 근로자들은 휴업기간에도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의 70%를 받는다. 하지만 영세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겐 이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신종코로나의 영향권이 제조업은 물론 관광·외식·문화·유통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물경제의 위축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로서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 외엔 달리 방도가 없다. 안전을 무엇보다 최우선 가치로 삼되 필요 이상의 과도한 불안감 조장도 경계해야 한다. 울산은 조선업의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위기에서 채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마치 태풍처럼 불어 닥친 신종코로나가 울산경제에 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길지 여간 걱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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