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선거이긴 하지만 최근 재·보궐선거 패배가 주는 시그널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김기현(울산남을) 대표 체제 출범 한 달 만에 처음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도부를 향해 당내 현안과 관련해 이같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중진 일부는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 엄격한 조치를 요구했다.

국회부의장인 5선의 정우택 의원은 3·8 전당대회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당 지지율을 언급,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은 우리한테 녹록지 않다”고 했다. 정 의장은 이어 “현장에서 있어 보면 우리 당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집권 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은 힘들어한다”며 “이런 것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언급은 최근 5·18 정신 헌법 수록 문제, 제주 4·3 기념일, 전광훈 목사 등과 관련해 각종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체제 출범 전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5선의 정진석 의원도 “자꾸 무슨 지지도를 갖고 그러는데 지지도는 ‘업 앤 다운’이 있는 것이고 문제는 자신감이다. 해야 할 일을 적시에, 적소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신상필벌은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만일 읍참마속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면 절대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분명하게 자신감 있게 대의명분을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4선의 홍문표 의원은 “전광훈 목사가 20만~30만명을 우리 당에 심어놨고 그 힘으로 버티고 있다는 식으로 온갖 선전이 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당론으로 결정해서 수습해야 한다. 목사 손아귀에서 움직여지는 당이 돼선 안 된다”며 강도높게 문제를 제기 했다.

중진들은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관련해 공천 룰 정비, 인재 영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정진석 의원은 “총선에서 결국 어떤 인물을 내세우느냐가 관건이므로 바로 인재영입위원회, 인재발굴위원회를 구성해서 가동했으면 한다”며 “늘 보면 총선이 임박해서 사람들을 고르니 하다가 ‘그 밥에 그 나물’ 소리 듣고 공천하는데, 그러지 말고 1년 전부터 밀도 있게 사람을 발굴해 우리는 이런 사람들로 미래를 대비하고자 한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 역시 “사람을 미리 찾아서 준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특히 공천 원칙을 빨리 확정하고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관철하는 것이 중요하다. 20대, 21대 총선에서 우리 선거 환경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공천 과정에서 우리들의 잡음 때문에 선거를 훨씬 더 진 케이스였다. 민주당은 이때 당내 공천 분란이 없었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