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홍준표 ‘호형호제’ 사실상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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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홍준표 ‘호형호제’ 사실상 마침표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04.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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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현
▲ 김기현

정치적·인간적으로 20여년 ‘호형호제’사이로 애증이 교차해온 국민의힘 울산출신 김기현 대표와 여권의 유력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사실상 결별했다. 최근 ‘전광훈 리스크’를 계기로 당 안팎에서 리더십이 거론돼 온 김 대표가 13일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전격적으로 해촉했고, 홍 시장은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시라”고 비꼬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대표의 이날 조치는 자신의 리더십을 둘러싼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동시에 당 지지율 하락세 수습을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홍준표
▲ 홍준표

전광훈 리스크는 3·8 전당대회 이후 ‘친윤(친윤석열) 당직 인선’ 등으로 불거진 당 지지율 하락세를 더 부채질하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잇따른 실언이 계기가 됐다.

지난 달 12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이어 같은 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의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발언까지 김 최고위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을 가속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고, 김 최고위원은 공개 활동을 하지 않겠다며 자숙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홍 시장은 ‘전광훈 손절’ 뿐 아니라 김 최고위원 중징계를 주장해왔다. 특히 김 대표에게 ‘강단 있는 리더십’을 주문했으며, 이는 김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는 김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읽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전대 한 달 여 만에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고, 결국 김 대표는 이날 전격적으로 ‘상임고문 해촉’이라는 카드를 통해 ‘김기현 흔들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당내에선 김 대표가 홍 시장 해촉에 그치지 않고 김 최고위원에 대한 공식적인 징계까지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 목사 리스크를 일으킨 장본인인 김 최고위원에 대한 조처가 없으면 홍 시장 해촉과 균형을 맞추기도 어렵다는 논리다.

‘쓴소리하는 인사만 징계한다’는 비판론이 나오는 상황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당장 홍 시장은 상임고문직 해촉과 관련, “김 대표에게 강단 있게 하라고 했더니 뜬금없이 나에게만 강단 있게 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홍 시장은 또 페이스북에서는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했다.

여권 내부에선 김 대표와 홍 시장의 20여년 ‘호형호제’ 사이가 사실상 완전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와 홍 시장의 정치적·인간적 관계를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는 여권의 한 인사는 이날 “지난 20여년 세월동안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시장은 어려울 때마다 서로 관심을 갖고 도우는 사이였다”면서 “하지만, 최근 일련의 미묘한 과정에 이어 상임고문의 전격 해촉은 더이상 관계가 어렵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기류를 전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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