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안관광자원화, 독창성 없이는 효과 기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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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안관광자원화, 독창성 없이는 효과 기대 어렵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0.02.0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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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강동해양복합관광휴양도시개발(강동개발) 사업의 하나인 해안관광지구에 공원개발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에 열리는 정부의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받는 것으로 첫단추를 끼운다. 지방재정투자심사는 재정투자금액이 4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자치단체 사업의 적격성을 가리는 절차다. 시는 강동개발을 통한 관광자원 확보를 위해 해안관광지구의 공원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가 계획하고 있는 ‘도시형 해변 산책공원’으로 목적 달성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도시형 해변 산책공원’은 산책로, 해수족욕장, 바닥분수, 주차장, 잔디광장, 놀이마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관광객을 불러들일만한 콘텐츠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심지어 해안산책로라고는 하지만 바다를 볼 수도 없다. 이미 바닷가에 레스토랑 등의 상업시설물이 들어서 있어 이 곳 산책로에서는 바다조망이 불가능하다. 공연히 예산만 투입할 뿐, 해안관광지구라는 이름에 걸맞은 관광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공공부지를 포함해 총 430억원에 이른다. 부지보상비가 그 가운데 대부분인 376억원을 차지하고, 용역비 5억원을 빼면 실질적인 시설비는 46억원에 불과하다. 산책길 조성이 전부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민선 7기 들어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을 모색해 계획수정을 했으나 결과적으로 전혀 반영이 안됐을 뿐 아니라 오히려 축소됐다. 스마트관광센터, 공연장, 북카페 등 당초 계획했던 시설을 없앴다. 주변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이같은 시설이 지금에 와서 유용하다고 할 수도 없지만 새로운 대체시설 하나 없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산책로 조성에 수백억원을 투자해야 할 이유도 없다.

강동개발을 계획하던 때만 해도 바다를 끼고 있는 해안을 도시화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관광자원이 될 수 있던 시절이다. 강동개발의 계획이 수립된 것은 1997년이다. 2000년에 무산됐다가 2004년 재추진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2007년 4월30일 강동산하지구도시개발사업 기공식을 시작으로 마침내 그 첫발을 뗐다. 계획수립당시 산하도시개발지구, 유원지지구, 온천지구, 해안관광지구, 산악관광지구 등 5개지구로 나누어졌다. 이 가운데 이제 겨우 완공단계에 있는 산하도시개발지구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지지부진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다. 강릉, 부산 기장, 여수 등 수많은 자치단체들이 바다를 독창성 있는 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엄청난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울산은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끼고도 해양도시로서의 가치를 살리지 못하고 허송세월했다. 만시지탄이지만 해안관광자원화는 필요하다. 하지만 강동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울산은 강동에서 간절곶까지 긴 해안선을 갖고 있다. 다른 도시를 뛰어넘을만한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담긴 새로운 해안관광자원화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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