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 때 피해 입은 무동마을
市, 경계지점에 차수벽 설치
흐르던물 차수벽에 갇혀 역류
3가구 피해 입자 ‘해체 요청’
市, 경계지점에 차수벽 설치
흐르던물 차수벽에 갇혀 역류
3가구 피해 입자 ‘해체 요청’

지난 4일 찾은 울주군 언양읍 무동마을에서는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가재도구를 말리고 흙탕물에 잠겼던 작물을 씻어내고 있었다. 이 주민들은 지난 2일 밤 태풍 ‘미탁’이 울산을 관통할 당시 불어난 빗물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울산시가 설치한 차수벽 때문에 입지 않아도 될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시는 지난 2016년 발생한 태풍 ‘차바’ 당시 불어난 태화강물이 무동마을을 덮치자 최대 높이 2m 길이 150m 규모의 차수벽을 강과 마을 경계지점에 설치했다. 홍수로 태화강이 범람할 경우 마을에 피해를 주지 못하도록 차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침수 피해에 노출돼 있던 강 쪽 주민들은 오히려 차수벽 설치에 반대했다. 차수벽을 설치할 경우 불어난 태화강물이 마을로 범람하는 것을 막는 것보다 마을 뒤편 문수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가두는 저수조 역할을 해 일어나지 않을 침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시는 주민설명회를 열고 고지대 주민 등 일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강행했다.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에게는 차수벽 미설치 시 태화강 범람에 따른 피해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말해 동의를 얻기도 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마을 사정을 잘 아는 저지대 주민들은 피해를 우려해 강하게 반대했지만 차수벽은 그대로 설치됐다.
저지대 주민들의 우려는 불과 2년도 안돼 현실화됐다. 태화강물이 마을로 범람할 우려는 없었지만 고지대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차수벽에 갇혀 역류하며 3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박순택씨는 “비가 그리 오지 않아 안심하고 저녁 늦게 선잠이 들었다가 깨보니 안방까지 물이 들어와 119를 불러 사다리를 타고 대피했다”며 “사정을 잘 아는 저지대 주민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해 입지 않아도 될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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