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설화’에 흔들리는 민주 혁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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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설화’에 흔들리는 민주 혁신위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08.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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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체제 혁신사령탑을 맡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잇단 설화에 휩싸이며 좌충우돌하는 모양새다.

여권인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하겠다고 나섰으나, 정작 자신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1일 민주당 등 야권에 따르면 결정적 계기는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지난달 30일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열린 20·30세대 청년과 좌담회에서 과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자기(아들) 생각이었다”며 “되게 합리적이지 않으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부연했다. 당장 국민의힘은 “현대판 고려장” “어르신 폄하 DNA” 등으로 공세를 폈다.

혁신위가 하루 뒤 입장문을 내 “김 위원장은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 구태 프레임”이라고 방어하려 했지만, 노년층을 비하했다는 논란은 이미 퍼질 대로 퍼진 뒤였다.

무엇보다 이 발언은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내에서조차 비판이 거세다.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1일 SBS라디오에 출연, “나이로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게 우리 헌법정신인데 여명에 따라 투표권을 달리하겠다니, 굉장히 몰상식하다”고 맹비난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지도부 인사도 역시 “밖에서 볼 때는 쉬울지 몰라도 정치권의 언어가 그렇지 않다”며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말”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발언으로 더욱 위기에 몰리는 모습이다.

이미 한 달이 넘게 활동해 온 혁신위를 향한 당내 평가도 썩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친명계는 당과 교감이 없이 법 개정이 필요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는 물론, 체포동의안 표결을 기명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 등을 불쑥 내놓은 데 불만이 감지된다. 비명계 역시 공천룰 혁신을 언급한 혁신위가 결국은 친명계 지도부의 의중에 맞춰 공천에서 자신들을 솎아내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며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김은경 혁신위는 온전히 이재명 대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혁신기구와 관련한 모든 권한을 김 교수에게 위임하겠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싣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여름휴가 중인 국민의힘 김기현(울산 남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노인비하·폄하 DNA를 재확인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단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배 세대를 향한 그들의 적개심에 이제는 우리 사회가 엄중한 경고와 함께 제동을 걸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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