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민주 계파충돌 전운
상태바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민주 계파충돌 전운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08.2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날로 고조되면서 당내 계파 갈등 전운도 짙어지고 있다.

20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조만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도 검찰에 소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시점은 이르면 정기국회 개회 이후인 9월 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로선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칠 가능성이 커졌고, 결국 당 안팎으로 ‘방탄 논란’이 재차 불거지면서 계파 갈등까지 분출하게 되는 또 다른 리스크를 안게 된 셈이다. 이미 체포동의안 표결 시 이 대표가 취할 입장을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시작됐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본인이 명확히 체포동의안 가결 요청을 해서 당과 의원들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고, 구속영장 청구 시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고 밝힌 만큼 가결 요청은 불필요하며 원칙대로 자유 투표를 하자는 입장이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영장’ 청구에 대한 부당함에 항의하는 의미로 부결표를 던지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이른바 비상전시 플랜도 벌써 공개리에 거론되기 시작했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만에 하나 영장이 발부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플랜B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박 최고위원의 이런 언급은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필요하다면 ‘당 대표 중심 결속’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설사 구속되더라도 옥중에서 대표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오게 되면 계파 갈등이 대폭발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비명계에선 이 대표가 구속되면 대표직 사퇴나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옥중 공천’을 하려 들 것이라는 의심의 눈길도 보내고 있다.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도 비명계이자 친이낙연계인 설훈 의원이 ‘이재명 사퇴론’에 재차 불을 지핀 것도 전반적인 비명계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본격 외부 행보를 시작한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이 길을 잃었다’ ‘제2의 DJ(김대중)가 필요하다’ 등 연일 목소리를 키우고 있단 점에서 친낙(친이낙연)계 중심으로 비명계가 세 규합에 나설지 여부도 향후 민주당 진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오면 거취 문제가 화약고 같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대표에게 달린 문제이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라고 기류를 전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