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국민의힘은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정국에서 민주당의 내홍에 거리를 두고 대야 공격을 자제한 채 민생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내부 갈등이 폭발하며 혼돈에 빠진 사이, 민생과 경제 챙기기에 주력하는 집권당의 면모를 극대화함으로써 책임 있는 정치 세력으로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당 안팎에선 사실상 총선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야당 분열 반사효과’에 기대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심야에 최고위원 회의를 소집해 ‘언행 자제령’을 내렸고, 윤재옥 원내대표도 바통을 이어받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입단속’을 주문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24일 “애초에 현 상황은 반사효과로 얻을 것보다는 정치 공세에만 집중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아 잃을 게 더 많다고 보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튿날 곧장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로 향했다. 서문시장 상인들 앞에서 “민생을 향해 질주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가 경제”라며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 일부를 소개하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 역시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떤 상황과 관련해서 이것이 선거에 유리하냐 불리하냐 작은 이익에 자꾸 연연해선 안 된다”는 기조를 강조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장에는 ‘민생부터 민생까지’라는 문구로 뒷걸개를 바꿨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민생·경제 ‘올인’ 전략으로 방향을 잡고 나선 것은 그동안 ‘이재명 사법 리스크 반사효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양당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고 무당층은 증가하는 상황이다. 양당 모두 고정 지지층만 간신히 부여잡고 외연을 확장하지 못하는 셈이다.
당 지도부는 추석 연휴까지 당분간 민생현장 방문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김기현 지도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당소속 김태우 후보 지원을 위해 중진 의원들이 합류한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운다. 당 지도부는 25일 김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열리는 선대위 발족식 겸 첫 대책회의에 참석한다.
수도권에서 3선을 지낸 안철수 의원이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았다. 안 의원은 그간의 수도권 선거 승리 경험을 토대로 중도층 표심 확보를 통한 당 외연 확장에 힘쓸 예정이다.
또한 충청을 지역구로 둔 5선 중진인 정우택 국회부의장, 정진석 의원도 선대위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충청권 출신 인구가 많은 강서구 유권자 분포를 고려, 지역 네트워크가 탄탄한 두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충청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거일은 내달 11일이다. 민주당 측 후보로는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이 나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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