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또래보다 빠른 발육 키성장 저해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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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또래보다 빠른 발육 키성장 저해할수도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10.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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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성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소아내분비 전공) 전문의가 성조숙증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를 검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소아비만 환자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한 소아내분비질환 역시 급증하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은 성조숙증이다. 환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2019년 10만8576명에서 2021년 16만6645명으로 최근 2년 새 53%나 증가했다. 자녀의 성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조숙증에 대해 전재성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소아내분비 전공)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성조숙증 원인 밝혀지지 않아

성조숙증은 평균치보다 2 표준편차 이상 빠른 연령에서 이차 성징이 발생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여아의 경우 8세 미만에서 유방 발달이 일어나는 때, 남아의 경우 9세 미만에서 고환이 커지기 시작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성조숙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늘고 있는 소아비만이나 환경호르몬 노출, 유전적인 영향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임신 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부당경량아나 자궁 내 성장지연이 있었던 경우, 성조숙증이나 빠른 사춘기 가족력이 있으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성조숙증은 여아가 남아보다 10배 정도 흔하게 발생한다. 게다가 여아는 90% 정도가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다. 남아는 75%가 중추신경계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남아에서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뇌 MRI 검사 시행이 필요하다.



◇발육 상태 좋아도 문제

아이가 또래보다 발육 상태가 좋다고 마냥 좋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성조숙증이라면 성호르몬 증가로 당장 키와 체중은 빨리 늘지만, 결국 일찍 성장판이 닫히게 돼 성장 가능 시기가 짧아져 최종적으로는 키가 덜 자라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조기 초경과 조기 유방 발육 등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환자와 가족에게 불안을 초래한다.

일부는 중추신경계 종양이나 난소의 종양 같은 기질적 원인도 존재해 소아 내분비학 전공을 한 전문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환자는 먼저 상담을 통해 이차 성징 시작 시기, 진행 속도, 성장 속도, 출생 전후의 장애나 손상, 과거 감염, 약물력, 가족력 등을 확인하고 신체 진찰을 통해 현재 키와 몸무게, 이차 성징의 진행 정도를 확인한다. 또 혈액 검사로 호르몬 수치를, 방사선 촬영으로 뼈 나이를 검사한다. 최종적으로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 자극검사를 통해 성조숙증을 진단할 수 있다. 또한 골반 초음파를 통해 자궁의 길이가 3.5~4㎝, 난소의 부피가 2㎤ 이상으로 증가해 있는지 확인하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재성 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소아내분비 전공) 전문의는 “성조숙증으로 진단되지 않았지만, 의심되는 경우 사춘기 진행 속도를 평가하기 위해 3~6개월 간격으로 평가가 필요하다”며 “빠르게 진행하는 성조숙으로 최종 성인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이른 초경으로 인한 정신적, 감정적으로 스트레스가 큰 경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 호르몬 치료 병행 도움

성조숙증 치료는 성선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 작용제(GnRH agonist)가 표준 약제로 사용된다. 치료 목적은 사춘기 진행을 늦춰 이차 성징 발달을 또래와 맞추고 최종 키 손실을 최소화하며 정신사회적인 문제를 줄이는 것이다.

성조숙증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최종 키 손실이 개인에 따라 1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와 함께 3~6개월 간격으로 성 성숙도와 성장, 골연령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전문의는 “치료는 보통 여아는 11~12세, 남아는 12~13세까지 한다. 치료 종료 후 수개월 내에 생식샘 기능이 다시 활성화되고 사춘기 징후가 나타난다”며 “여야의 경우 처음 약제를 투여한 후 질 출혈이 발생하거나, 주사 부위 통증, 두드러기 등 국소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다. 30년 넘게 GnRHa 치료가 진행됐지만 심각한 부작용 사례 보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전문의는 “성조숙증 치료 후 성장 속도가 사춘기 이전의 정상 수준보다 낮은 경우 성장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면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성장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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