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식 화장실을 제대로 이용조차 못하고 테니스장 전체가 폐쇄되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북구에 따르면 무룡테니스장은 지난 2008년 조성됐다. 그간 각종 테니스 대회를 개최하고 주민들이 이용해 왔지만, 지난 7월 장마로 인해 테니스장과 맞닿은 경계구역 일부가 유실되고 지반침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구는 평소 산에서 내려오는 유량이 많아 곳곳에 웅덩이가 생기고 지반 침하가 이어지는 등 긴급 안전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 테니스장을 철거하고 우수관로를 재설치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북구청이 지난 9월 테니스장 내에 설치한 화장실은 사실상 제대로 한 번 사용하지 못하고 철거된다.
게다가 테니스장 철거비 1억7500만원을 포함, 장마 피해 방지를 위해 인근 구남저수지 보수 등 최대 20억원에 달하는 예산도 투입되어야 한다.
이를 두고 시설 투자 전 현장 답사 등 사전 점검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테니스장에는 ‘운영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돼 있고, 테니스장 사이에는 사람 손길 한 번 안 탄 것처럼 보이는 에어컨 달린 남녀 화장실이 접근 금지 표시로 보이는 띠가 둘러진 채 방치돼 있다.
테니스장을 이용해 온 주민들은 “테니스장 인근 승마장 허가를 낼 때 우수로를 승마장 옆으로 지나가게 했으면 이런 일이 안 생겼다”며 “테니스장을 철거할 게 아니라 안전 방안을 강화해 유지하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는 “막대한 혈세를 들여 테니스장을 철거하는 것은 건설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한심한 행정 처리”라고 덧붙였다.
북구 관계자는 “교량 조성 시 계획된 기존 우수관로를 막으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우수관로가 터져 땅에서 물이 솟기도 하고 사면이 계속 유실 또는 지반이 침하하는 등 언제 테니스장이 무너질지 몰라 긴급 정비에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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