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사랑나눔냉장고 2년만에 폐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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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사랑나눔냉장고 2년만에 폐지 위기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3.11.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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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민원인들이 센터 내 설치돼 있는 나눔 냉장고를 이용하고 있다.
울산 중구청이 야심차게 시작한 ‘큰애기 사랑나눔냉장고’가 불과 2년여만에 폐지 및 축소될 처지에 놓였다.

예상보다 기부활동이 저조한데다, 특정인이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탓이다.

23일 중구에 따르면 ‘큰애기 사랑나눔냉장고’는 지난 2021년 7월 3개동에서 운영을 시작해 같은해 11월 전체 동으로 운영이 확대됐다. 사랑나눔냉장고는 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돼 누구나 자유롭게 식품·물품을 기부하면 필요한 주민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지역 나눔공간이다. 현재 중구를 포함한 남·동구 등에서도 운영 중이다.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나 통정회 등이 운영주체로 지정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는 후원 772건에 2만2000여명이 이용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후원 372건에 1만명이 이용했다.

지역사회 복지 안전망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이어졌으나, 결국 내년부터는 일괄 운영 폐지 결정이 났다.

기부 물품 확보부터 어려움이 지속됐다. 이용자들이 찾는 만큼 기부·후원 물품이 쌓이지 않았으며, 특히 개인 기부는 사실상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결국 지역 기업·업체들과 정기후원 협약을 맺고 기부물품이 쌓일 때 까지 기다렸다 일주일에 1번, 1~2시간만 냉장고를 열어 기부물품 배부를 진행해왔다.

평균 40~60여명이 물품을 받으러 왔는데, 이마저도 대다수가 동일인물이었으며 어려운 이웃이 아닌 경우도 다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운영 관계자는 “기부 물품이 쌓이지 않다보니 냉장고를 채워야 하는 후원업체나 동 자체 부담도 가중됐다”며 “물품 수도 적어 주민들이 몇시간씩 기다려도 햇반 1개, 라면 2개 만 가져가는 등 이용자도 운영에 불만을 호소했다”고 토로했다. 물건을 받기 위해 3~4시간씩 기다리면서 혼잡을 빚어 안전 위험 우려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중구는 당초 운영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고 전 동 일괄 운영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 내년 1월부터 일괄 운영을 폐지하고 동별 자율 운영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최근 의견 수렴 과정에서 대다수 운영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개별 운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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