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 대안마을 인근에 소재한 한 레미콘 공장에 10여m 높이로 방치된 슬러지 폐기물로 마을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23일 오전 9시께 북구 대안동 277-1 일원. 1.5m 높이의 정사각형 석재를 쌓은 돌담을 따라 슬러지가 가득 쌓여 있다.
가장 높이 쌓인 곳은 인근 전신주보다 높아 보인다.
공장에 접한 대안천은 건천이지만, 우천 시에는 슬러지가 하천으로 유입될 소지도 다분해 보인다고 주민들은 꼬집는다.
슬러지 인근은 덤프트럭들이 출입하며 뿌린 물들로 뻘밭이다. 슬러지를 만져보니 곱게 간 모래 먼지처럼 흩날린다.
주민 김모 씨는 “4~5년 전부터 회사가 슬러지를 치우지는 않고 쌓아두기만 하자, 슬러지가 바람을 타고 분진처럼 흩날려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기관지 문제를 안고 있고, 한 명은 폐병까지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마 기간 슬러지가 하천 따라 바다로 유입되는 등 어촌계에서 이 상황을 몰라서 가만있는 거지, 알면 큰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구에 따르면 문제의 공장은 올해 하반기에 폐업했다. 지난 2020년에 기업회생을 신청했으며, 2022년 10월 슬러지 등 폐기물 미처리로 폐기물처리법 39조에 의거해 고발됐다.
지난 6월 북구청은 이 공장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부과하고 처리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까지 산처럼 쌓인 슬러지는 그대로다. 이로 인해 처리되지 않은 슬러지가 바람을 타고 마을과 농경지로 날아들고 있는 실정이다.
북구는 연말까지 폐기물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2차 고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북구 관계자는 “산업 폐기물은 아니고 일반폐기물로 분류된다. 농경지에 성토제로 사용할 수 있는 흙이다”며 “현재 경매 물건에 대해 폐기물 처리 명령을 표시해 둔 상태이며, 폐기물 처리가 완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