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로부터 치아가 만복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씹는 것이 건강과 직결된다는 의미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로 치아는 삶의 질을 좌우할 중요한 부분으로서 평소 올바른 관리가 필요하다. 사실 성인이라고 해도 치과 가기는 무섭다.
기계음이 귀에 거슬리고, 부분 마취를 해도 아프고, 보기만 해도 움츠러들게 하는 기구들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치과에 들어서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구강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양치를 꼼꼼히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여기에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좋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과 함께 치아 건강 관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스케일링으로 치주질환 예방
치아는 치주인대와 치조골, 잇몸 등 치아 주변 조직에 단단히 고정돼 있다. 건강한 치아 관리는 치아를 비롯해 치아의 주변 조직까지 관리하는 것이다. 만약 잇몸 등 주변 조직이 약해지면 치아를 단단하게 잡아주지 못해 치아의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성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잇몸질환은 주로 양치질할 때 피가 나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는 질환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 초기에는 잇몸이 붉게 부어오르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난다. 이는 주로 치석으로 인한 치은염으로 인한 것이다.
치은염은 잇몸 염증이 아직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치아와 잇몸 사이에 쌓인 치석이 주원인이다. 이 단계에서 잇몸치료를 위해 치과를 빨리 찾아가면 간단한 시술인 스케일링을 통해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이후 치실 사용을 꾸준히 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은 “스케일링이 중요한 이유는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음식을 먹고 치아를 깨끗이 닦지 않으면 미세한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 표면에 남아 끈끈하고 투명한 세균막 ‘치태’를 형성하고 시간이 지나며 치태가 굳어 ‘치석’이 되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날 수 있으며 냄새가 나기도 한다”며 치태와 치석이 계속해서 쌓이면 충치·치은염·치주염과 같은 구강질환으로도 이어지고, 구강질환으로 생긴 염증은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2월31일까지 보험 급여 적용
치석은 치태와 달리 칫솔질이나 치실로 제거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미세한 진동을 이용하는 스케일링 치료를 받으면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 스케일링 후 치아 시림을 호소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오래된 치석을 제거한 뒤 잇몸 아래의 신경이 자극돼 나타나는 증상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지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잇몸이 불편해 스케일링을 피하게 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 생긴 치석이 더 깊게 파고들어 만성적인 치주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 스케일링을 받은 뒤 치아 사이가 벌어지거나 치아가 아프고 흔들려 더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치석이 많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는 등 구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다. 이는 치석이 많이 형성되면 잇몸뼈가 녹아 치아 주위가 약해지고, 치아가 뼈가 아닌 치석에 의해 지지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즉 이런 상태에서 치석을 제거하면 치아를 지지하던 것이 사라지면서 치아가 벌어지고 치아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때는 스케일링을 받은 뒤 치과 진료를 통해 치아를 관리해야 한다.
손 원장은 “물론 올바른 양치 습관도 중요하다. 양치는 식후 3분 이내에 하는 것이 좋으며 치아의 겉면만을 닦는 것이 아니라 잇몸과 치아 사이사이에 이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꼼꼼하게 제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양치질만으로는 치아에 붙어있는 세균과 플라크, 치석을 모두 제거하기 어렵기에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매년 1회씩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저렴하게 치아 스케일링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적용 기회는 오는 31일 자로 소멸한다. 올해 스케일링 급여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내년에 두 번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어 정확한 비용은 방문하는 병원에서 확인해 봐야 하지만, 보험 적용 없이 비급여로 스케일링을 받게 되면 대략 5만~7만원 정도가 든다. 보험 적용을 받으면 대부분 1만5000원에서 2만원 내외로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