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울산 대출 건전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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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울산 대출 건전성 ‘빨간불’
  • 이춘봉
  • 승인 2024.01.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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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울산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 상환액이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예수금 만기 도래 규모가 급격히 커진 가운데 저소득·저신용 취약 대출자를 중심으로 대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최근 울산지역 가계·기업대출 현황 및 잠재 리스크 점검’ 자료를 발표했다.

한은 울산본부는 금리 상승, 경기 회복세 둔화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채무 상환 부담 증가가 지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금융 시스템의 부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울산의 가계·기업대출 주요 현황과 잠재 리스크를 분석·평가했다.

분석 결과 울산의 가계대출은 2021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 2022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울산 가계대출 잔액은 21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울산의 가계대출 증가율(-3.5%)은 수도권(-1.5%)이나 5대 광역시(-0.7%) 평균을 밑돌았다. 최근 5년 평균 증가율(-0.4%) 역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울산의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은 울산본부는 가계대출 감소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출 수요 위축, DSR 규제 및 여신 심사 기준 강화에 따른 대출 공급 축소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은 울산본부는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울산 대출자 1인당 부담 연간 이자 상환액이 2021년 말 대비 약 1.5배 이상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예금 취급 기관의 예수금 만기 도래 규모가 지난해 4분기에는 평년(2019~2022년 분기 평균) 대비 1.8배, 올해 상반기 중에는 평년 대비 1.4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대출 건전성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울산 가계부채에서 취약 대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4%로 전년 말(4.9%) 대비 0.53%p 상승했고, 취약 대출자 수 비중도 전체 대출자의 6.9%로 상승했다.

신준식 한은 울산본부 조사역은 “고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저소득·저신용 취약 대출자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가계대출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저금리로의 대환대출을 유도하고 저신용·저소득자 및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 등 취약 대출자의 채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금융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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