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도약을 꿈꾸는 유망 기업들]가치를 판다는 고집, 세계가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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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산업 도약을 꿈꾸는 유망 기업들]가치를 판다는 고집, 세계가 반했다
  • 이춘봉
  • 승인 2024.01.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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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이수 김홍범 대표가 칠보 공예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주력 산업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주력 산업의 부침이 곧 울산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약점도 확인했다. 이제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확보한 이차전지 산업 외에 기존 기업들의 성장 또한 필요한 시점이라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본보는 지역 유망 기업들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미래 발전 가능성을 짚어본다.

◇수작업으로 칠보 제품 생산

남구 달동에 위치한 클로이수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칠보(七寶)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클로이수는 금은동을 비롯한 금속 등의 재료에 유리질 성분의 유약을 올린 뒤 고온에서 수십여 차례 굽는 것을 수작업으로 반복하며 제품을 제작한다.

클로이수의 출발인 이수경 명인은 지난 1968년 창덕궁 낙선재에서 왕실칠보기법을 사사한 뒤 그 해 한국칠보공예사를 설립했다. 1979년 미국 뉴욕 프리미엄 국제박람회 참가를 시작으로 오사카 국제박람회 등 크고 작은 국제 행사에 참가했다.

주가를 올리던 이 명인은 고문서에서 울산 태화강 명촌교 나루터 인근에서 칠보를 제작했다는 기록을 보고 1990년대 초반 울산으로 터전을 옮겼다. 이후 대한민국 밀레니엄 상품 선정, 청와대·외교통상부 대통령 의전 선물용 업체 선정 등으로 주가를 올렸다.
 

◇중동 시장 진출 속도

클로이수가 변화를 시작한 것은 이 명인의 아들 김홍범 대표가 합류하면서부터다. 어릴 때부터 칠보 작업을 지켜보며 자란 김 대표는 전역 후인 2002년 클로이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합류 초기 이 대표는 전통 수공예 브랜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는 “울산에 처음 내려왔을 때 하나 팔면 얼마 남느냐며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권유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클로이수의 작품은 단순한 공예품이 아닌 만큼 가치를 팔면 마진은 따라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수작업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었고, 이제 클로이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지난해 3월에는 UAE 이코노믹 그룹 홀딩스와 통상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김두겸 울산시장과 울산시 해외사절단도 배석했다. 이어 그해 10월에는 주아랍에미레이트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국경일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왕실 등 VIP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전시에 참가한 국내 기업·기간은 클로이수와 제네시스 G90, 부산세계엑스포 등 단 3곳이었다.



◇K-명품산업 선두주자 도약 원년

클로이수는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에미레이츠 적신월사(Emirates Red Crescent)가 주최하는 자선 전시회인 Ataya(아랍어로 ‘주다’라는 뜻)에 참가한다. 행사에는 왕실 관계자 등 VIP 3000~5000명이 참석한다. 10여 년째 진행 중인 정기 기부 행사로 국내 업체 참석은 클로이수가 처음이다. 클로이수는 2월까지 두바이 등에서 특별전을 계속 이어간다.

고객층과 유통시장을 확보한 클로이수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21억원가량이었던 매출은 올해 6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매출은 140억원 등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한다.

김 대표는 “고객과 유통시장을 확보한 만큼 지나친 성장 전망은 아니다”며 “올해 전국 백화점 명품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VIP 특별전은 모두 예약이 완료됐고, 국내 백화점 명품관은 어디든 입점할 수 있는 단계까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특급 백화점 명품관 내 매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 칠보의 아름다움을 세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는 목표 아래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올해 UAE를 발판으로 사우디·카타르 등 중동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일본, 유럽, 미국 등 수출 매장 개설도 추진한다.

김홍범 클로이수 대표는 “상장은 중간 목표이며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축이 최종 목표”라며 “최고의 손기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K 럭셔리 브랜드로서, 차별화된 다름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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