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증가세 맞춰 ‘외국어 재난문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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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증가세 맞춰 ‘외국어 재난문자’ 필요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2.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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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인력 수급을 위해 울산 동구의 외국인 인구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재난 경보문자’가 한국어로만 발송돼 유사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동구에 등록된 외국인은 7714명으로 전년 동월(4261명)대비 83%나 증가했다. 이 중 5200여명이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베트남이 1000여명씩으로 가장 많았고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근무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내년에는 조선소에 근무하는 노동자 3명 중 1명이 외국인이 될 것”이라며 “최근 조선소 기숙사 화재 등 앞으로 외국인이 거주하는 곳에서 재해가 많아질 수 있어 화재 진압, 대피 요령 등에 대한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동부소방서는 조선업체들과 소방 예방 및 안전에 관한 논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영어, 스리랑카어, 베트남어, 태국어, 우즈베키스탄어 등 5개 외국어가 표기된 소방시설물 사용법 리플릿을 배부했다. 또 추후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소방 훈련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전 대응에 대한 준비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반면,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교통 통제나 재해·재난 발생시 전송되는 재난 문자가 한국어로만 작성돼 유사시 외국인의 긴급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입국 외국인들에게는 외국어로 번역되는 재난 문자를 수신할 수 있는 ‘Emergency Ready App(외국인용 안전디딤돌 앱)’을 설치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영어·중국어 등 2가지 언어로 제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

동구 관계자는 “지역 내 외국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인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외국어로 재난문자를 안내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경보음을 동반하는 위급·긴급 재난문자 발송 시 재난 유형과 지진 규모 등 재난 발생 핵심 정보에 대해 영문 표기를 병행해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들도 재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 문안 및 시스템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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