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K의 통큰 기밀공유…중기 ‘디지털 전환’ 기회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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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SK의 통큰 기밀공유…중기 ‘디지털 전환’ 기회 살려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03.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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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울산CLX가 지난 20년 동안 축적한 설비·안전 관련 내부 중요 데이터를 지역 사회와 공유하려는 ‘통 큰 결단’이 추진 3년 만에 벽에 부딪혔다. ‘일급비밀’급 기업 내부의 중요 정보를 외부의 중소기업과 공유하려 했지만, 관련 국비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는 굴지의 대기업이 지역 중소기업과 설비·안전 관련 고급 데이터를 공유하려는 ‘기업정보의 사회 환원’ 계획을 정부가 발로 걷어찬 격이나 다름없다. 정부와 울산시는 조속히 관련 사업비를 확보해 제조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더 내야 할 것이다.

울산시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국내 최초 제조혁신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대·중소 상생형 데이터·AI 융합 제조혁신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가 20년 동안 축적한 설비·안전 관련 내부 데이터를 가공해 화학 관련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게 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울산CLX는 2년간 150억을 들여 한국형 차세대 설비관리 시스템인 ‘OCEANHH’까지 개발했다. 이 시스템에는 113개 공정 관련 1200만건의 기준 데이터와 6400만건의 정비고장 이력 관리 데이터 등 총 8600만 건의 데이터가 들어 있다.

그러나 울산CLX가 시스템을 개발한 지 3년이 다 돼 가도록 지역 중소기업과의 실제 데이터 나눔 실적은 전무하다. 시는 ‘울산 제조혁신랩’을 구축해 지역 중소기업들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UNIST AI 대학원 등과 연계해 데이터 가공 및 AI솔루션 등 AI 융합기업을 유치한다는 전략까지 세웠지만, 3년 차 국비 확보에 실패했다.

석유화학 산업은 설비의 안전과 운영 효율성이 매우 중요한 장치산업이다. 이런 문제로 중소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시급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주저하고 있다. 울산CLX가 설비·안전 데이터를 공유할 경우 중소기업의 설비 신뢰성은 50%, 생산성은 20% 각각 향상되고, 사고 발생률은 50% 줄어드는 효과를 창출한다는 분석도 있다.

석유화학 산업 영위 대중소기업 간 데이터 공유는 중소기업의 취약한 설비·안전 문제를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한 도시 울산만들기에 일조할 수 있다. 시는 국비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부도 석유화학 기업의 안전문제에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시는 조선·자동차 분야에서도 ‘통 큰 데이터 공유’ 기업을 적극 발굴해 지역 제조업 경쟁력 제고와 안전도시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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