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얼어붙은 울산 고용시장,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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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얼어붙은 울산 고용시장, 봄은 오는가
  • 경상일보
  • 승인 2024.03.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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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울산의 고용시장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지역 경기상황도 일자리 사정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지역 취업자는 줄어들고, 실업자는 되레 증가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여전히 전국 최상위권을 맴돌고 있다. 전국적인 고용개선 흐름에서 벗어나 울산 고용시장의 탈동조화 현상이 역력하다. 투자와 고용은 울산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동인이다. 울산시와 구·군은 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기업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월 울산의 실업자 수는 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실업률은 더 오른 4.2%로 전국 최고치를 다시 찍었다. 전국 평균 실업률(3.2%)을 훌쩍 웃도는 흐름이다. 지역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5.3%, 올해 1월 4.6%에 이어 2월까지 3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취업 포기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울산의 고용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울산의 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58.6%로 벌써 3개월째 60%대를 밑돌고 있다. 2월 전국 고용률(61.6%)이 1982년 7월 월간 통계작성 이후 2월 기준 최고치를 작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는 소폭 증가세를 보였지만, 건설업과 전기·운수·통신·금융업,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 등 내수업종의 고용 부진세가 이어졌다. 연령별로는 노년층이 일자리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청년층 고용 위축세는 계속됐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따르면 울산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3분기 8.8%(전국 1위), 4분기 8.4%(전국 2위)로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고용의 질도 악화했다. 주 36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62%나 폭증했다. 반면에 주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41.9% 급감했다.

울산의 고용시장이 부진한 것은 주력 제조기업들의 성장성 약화와 설비 자동화 등으로 고용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로 최악의 상황에 빠진 건설업종과 내수업종의 부진도 고용시장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울산은 청년과 여성을 중심으로 순유출이 심각한 지역이다. 지역 경제의 활력을 높이려면 얼어붙은 고용시장을 녹이는 것이 급선무다. 청년과 여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을 마련해 인구 유출을 막고, 울산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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