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기관 직원 불량근무, 시민들은 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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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공기관 직원 불량근무, 시민들은 속고 있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3.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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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량한 근무태도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민선 8기가 출범한지 2년도 안 된 상태에서 이같은 공직기강 해이가 나타나고 있는데 대해 시민들은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감사부서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외곽 기관 직원들은 교묘한 수법을 이용해 근무를 회피하거나 심지어 출장비까지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일하는 다른 공무원들에게 선의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당 공무원에 대한 일벌백계의 처벌이 필요한 때다.

14일 울산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울산상수도사업본부 소속 직원 81명은 2021년부터 3년간 등산 브랜드 판매점에서 등산화 등 물품 구입비로 2914만원을 사용했다. 구입 명목은 노후 상수도관 정비 공사 현장에서 사용할 물품이었다. 이들은 공사현장에 적합한 안전모, 안전화가 아닌 등산용품 브랜드 위주로 물품을 구매했고, 관련 서류도 구비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연구원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5000여건의 출장을 진행하면서 부서장 보고를 하지 않았다. 또 202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는 왕복 2㎞ 이내, 즉 근거리 출장을 73차례나 다녀오면서 출장비 108만원을 받아갔다. 문화관광재단의 경우, 유연근무자를 제외한 모든 직원이 복무관리 시스템에 출·퇴근등록을 하지 않아 출·퇴근 시간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 밖에도 공공기관 직원들의 근무태만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문화예술회관의 청원경찰, 공무직, 예술단원 등 10명의 경우 건강검진을 사유로 공가를 얻었으나 당일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연가보상비가 회수됐다. 용연수질개선사업소는 지난해 일정 기간 후문 출입구를 비추는 고정형 CCTV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놔 출입자를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

문제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이같은 근무태만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다 하는 일인데, ‘재수 없어 걸렸다’는 식이다. 때문에 근무태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은 확실하다. 대부분 공공기관은 울산시 본청과 떨어져 있어 감시·단속에서 제외되거나 감사를 받더라도 강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울산시는 직원교육 및 복무 점검 등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하지만, 알고보니 책임자급 직원이 먼저 근무태만을 한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공무원의 급여는 모두 세금에서 나온다. 공무원들이 이런 정신상태로 복무를 계속한다면 울산시민들이 과연 울산시를 믿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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