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 전락한 공공조형물](5·끝)수준 높은 공공조형물로 도시품격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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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전락한 공공조형물](5·끝)수준 높은 공공조형물로 도시품격 높이자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4.03.18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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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빌딩과 가로 시설물 등은 복잡한 현대 사회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통일감 없는 시설물과 관리 주체별로 달라지는 디자인 등은 시각적 피로감을 높이기도 한다. 공간을 살리는 공공 디자인으로 도시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적재적소에 알맞는 공공 디자인이 자리를 잡는다면 도시 품격은 저절로 높아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특색있고 정체성이 뚜렷한 도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공공 조형물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울산시는 세계 최대 성경책, 떠오르는 불상 등을 세워 울산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남구는 대표 상권인 왕리단길의 활성화를 위해 13억원을 투입해 대표 조형물을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이들 조형물이 도시를 대표하는 성공적인 조형물로 자리잡을 수 있지만 자칫 기존 조형물처럼 안전을 위협하거나 유지·보수 문제로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공존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왕리단길 조형물 조성 전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왕생혈’과 ‘명장상징물’ 등 조형물이 조성된 가운데 추가로 조형물을 조성하는 데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이런 우려는 지난 2020년 울산시가 공공 디자인 진흥 계획을 세우기 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울산 공공 디자인 관련 현황 및 인식 실태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응답자 83명은 가장 개선이 시급한 공공 디자인 영역을 묻는 질문에 ‘공공 시설물’(43.4%), ‘공공 공간’(29.5%), ‘공공 이미지’(13.9%)를 선택했다. 공공 조형물은 공공 시설물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많은 전문가가 조형물의 개선 문제에 공감한 것이다.

전문간들은 그간 조성했던 공공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노후화, 비조화 등에 대한 전환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울산은 동일한 구간·공간 안에서 도로 시설물, 광고물, 안내판, 조형물 등 관리 주체가 달라 △일관성 부족 △관리 비효율 △시설간 조화 미흡 등의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한 공간 안에 다양한 주제나 특정 상징 이미지가 남발돼 도시 정체성이 되레 흐려지고, 벽화 등은 강한 원색 등 다양한 색채와 지나치게 많은 그래픽이 더해져 도시 미관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또 단체장 등 공급자를 중심으로 조형물이 조성되면서 사회적 약자 등 소수가 배려되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했다.

울산시도 이런 문제를 감안해 ‘울산시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울산시 공공디자인진흥위원회를 구성해 매달 심의를 연다. 하지만 대상은 시 관리로 한정된다. 또 공공 조형물의 내밀한 부분까지는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구조적인 한계가 지적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울산시가 철거 대상 공공 조형물 등을 데이터화해 향후 조형물 조성 계획에 반영하는 한편 일상적인 시설에도 일관성 있는 공공 디자인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 공간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한 주민 참여 비중 확대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공공 디자인 교육 지원과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해 보인다.

관리 주체 차원에서 공공 디자인 통합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서울시, 세종시, 영주시 등에서는 공공 디자인 분야를 총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서울시는 총괄 계획과­공공 건축과, 세종시는 총괄조정체계 등이 있다. 지난 2009년 전국 최초로 공공 건축가 제도를 도입한 영주시는 총괄 건축가, 공공 건축가, 분야별 민간 전문가 등 도시건축관리단을 위촉해 도시 설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구체적이고 일관된 공공 디자인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변일용 울산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타 시·도처럼 건축과나 도시 공공 이미지를 위한 총괄 계획과, 공공 건축과 등을 구축해 울산만의 이미지를 체계화 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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