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벚꽃 없는 벚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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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벚꽃 없는 벚꽃축제
  • 경상일보
  • 승인 2024.03.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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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구온난화로 전 지구적 이상기후가 전혀 새롭지 않은 요즘 하다 못해 꽃까지 말썽이다. 따뜻해진 날씨로 봄꽃이 빠르게 개화될 것으로 예상해 3월 말로 앞다퉈 봄꽃축제를 앞당겼는데, 꽃이 피지 않아 전국 축제현장은 울상이다. 울산의 대표 벚꽃 축제인 울주군 작천정 벚꽃 축제는 지난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열리는데, 아직 벚꽃이 개화된 곳은 부산과 경남 진해, 하동뿐 앙상한 나뭇가지로 찬바람이 쌩하다.

보통 벚꽃이 개화했다는 것은 기상청이 지정한 표준관측목 가지 하나에 3송이 이상 꽃이 활짝 필 경우는 말하는데, 군락지의 경우 군락지를 대표하는 한그루에서 일곱 그루의 나무에서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피어야한다. 그리고 전체 나무의 80%이상 꽃이 피면 만개했다고 하는데, 대개 개화한 벚꽃은 1주일 후 만발한다.

그렇다면, 올해는 왜 이렇게 봄꽃 개화 예측이 힘들까? 벚꽃 개화 시기는 2월과 3월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으면 빠르게 피는데, 지난 2월은 역대 2번째로 따뜻할만큼 포근한 겨울이었다. 3월 역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80%로 예상하면서 이른 봄꽃 개화를 전망한 것이다.

그런데 개화 직전의 기온 변화 역시 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3월에는 초반부터 중부지방으로 한파특보가 내려질 만큼 꽃샘추위가 이어졌고, 3~4일 간격으로 꽃샘추위와 따뜻한 날씨가 교차하며 기온 변동성도 컸다. 무엇보다 지난 겨울 유례없이 잦은 비가 많이 내리면서 일조시간이 감소해 식생에 영향을 미쳤다. 농촌진흥청이 작성한 주간 농업기상정보에 따르면, 중서부 지방의 경우 최근 2개월(1월1일~3월6일) 동안 기온이 3.0℃로 평년(1.0℃)보다 높고, 일조시간은 302.0시간으로 평년보다 79.1시간(79.2%)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조량 감소는 꽃의 개화에도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꽃이 나와 수정해야하는 시기와 겹치면서 향후 작황에도 영향을 끼쳐 더 큰 걱정이다. 기상재해가 먹거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기상환경 자체를 통제하는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식생 변화와 농업의 위기로 뻗쳐지는 기상이변을 대쳐하는 준비가 절실해보인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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