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포옹과 새로운 발걸음/김경완 구술자②]생업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갑자기 찾아온 병
상태바
[마지막 포옹과 새로운 발걸음/김경완 구술자②]생업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갑자기 찾아온 병
  • 배정환 기자
  • 승인 2024.04.17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완 구술자(오른쪽)과 김영해 기록가(왼쪽)
김경완 구술자(오른쪽)과 김영해 기록가(왼쪽)

울주문화원이 2023년 진행한 아카이빙 사업 2023 디지털 생활사 아카이빙 '마지막 포옹과 새로운 발걸음 - 울주군 신리 마을 사람들의 생업을 중심으로'를 통해 채록한 일화를 게재한다. 

10명의 기록가별로 면담한 구술자의 이야기를 그대로 남았다. 

사라지는 울주군 신리마을을 기억하고 구술자들의  삶속에 남아있는 신리마을의 기억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며 구술자들의 생활을 되돌아 본다.

이번 면담은 김경완 구술자와 김영해 기록가의 이야기를 일부 각색하여 들어보도록 한다. (편집자주)


- 유조선 타면서 있었던 일

유조선 타셨을 때 어떤 일을 하셨을까요? 배에서, 유조선 안에서.
사실적으로 유조선은 음, 인자 우리가 텍사스에서 나이지리아 왔다 갔다 하는데 한 보름 걸리거든요. 보름이 걸리기 때문에 인자 그 안에는 별 할 게 없어. 내 인자 배 가면 인자 우리 깡까이라 하는데. 깡까이 말 그대로. 그거 맨날 파가지고 페인트칠하고 맨날 그게 주 일이고, 인자 입항하면 어… 메니폴드(manifold, 호스 연결관) 다고 하는데, 거기에 인자 호스를 연결하거든요. 호스를 연결해서 기름을 인자 넣고, 인자 거기에 내나 당직이라. 당직서면 여덟(8) 시간마다 이렇게 바꿔가면서 풀로 계속 서야 되니까.

유조선 타셨을 때 그 보직이라 하나, 뭐라노. 그걸 뭐 이걸, 
처음에 들어오는 사람을 미나라이(見習, 견습)라 하는데. 그냥 미나라이. 그냥 보직도 없이 그냥 최고 인자 말 그대로 조공처럼. 인자 고 인자 되면 인자 사(4)갑, 삼(3)갑, 이(2)갑, 일(1)갑. 일(1)갑은 인자 갑원 들 중에 인자 최고 인자 높은 사람 인자 일(1)갑이고, 인자 그 위에 올라가면 인자 뭐 타수. 삼(3)타수, 이(2)타수, 일(1)타수. 인자 일(1)타수는 획 돌아가는데 갑판장 밑에 인자 고 인자 일(1)타 위에가 인자 갑판장. 인자 갑판장 밑에는 인자 사관들 인자 삼(3)항사, 이(2)항사, 일(1)항사. 일(1)항사는 인자 선장 밑에 일(1)항사고, 기관원은 또 내나 그대로 우리처럼 이런 게 우리하고 똑같이.

혹시 이 기름을 이 나라에서 저 나라에 이래 운반을 하잖아요? 그러면서 뭐 어떤 것을 보람을 제일 느끼셨을까요?
우리가 또 뿌듯하게 느낀 거는 그 관광 가이드 책자 보면 일본, 그때 중국은 없더라고, 일본하고 우리나라 말 딱 요 딱 된 거, 한국어 하고 일본어하고 딱 두(2) 개만 있더라고. 그때는 중국은, (웃음) 중국은 없는 것 같. (웃음) 기억이 안 남더.

- 조선소 배 만드는 과정

성진지오텍이라고 하는 회사에 내가 일을 하면서 뿌듯함도 있고, 크레인도 만들고 했었잖아요?
거서 뭐 다 배운 거지. 그때 나는 새로운 걸 계속 접하는 걸 좋아했으니까. 그때 인자 조선소는 도면을 거꾸로 보더라고. 우리는 일반 제관은 이렇게 탁 보고 평면도 그대로 탁 해가 이렇게 하는데, 고거는 배를 거꾸로 인자 놔놓고 하니까, 그러이께 머리에서 도면을 한 번 더 뒤비야(뒤집어야) 되는 거라. 설계도는 똑바른데, 똑바로 돼 있는데 물건을 만들 때 인자 뒤집어가 만들어야 되는 거라. 배는 뒤집어가 만들거든요. 정상적으로 이래 안 만듭니더. 정상적으로 만들면 만들기 힘들잖아요? 이렇게 돼 있으니까. 그러이까네 이 뒤빈다고. 뭔 말인지 알겠죠?

아, 그러면 그, 그게 적응하는 시간이 제법 걸렸을 거 아니에요?
처음에 만들 때는 인자 뭐 엄청시리 조금 이런 기 있었죠. 뭐, 우선순위를 모르는 기라. 처음 해보니까. 예를 들어서 뭐 나다 같은 거는, 이제 사다리 같은 거는 먼저 옇고, 먼저 옇고 인자 바깥에 막고 치부(붙이고)를 해야 되는데, 인자 그 순서를 모르니까 마 다 막아 놓고 나다 인자 사다리 잡아 옇으니까 안 들어가잖아요? 잘라가 여가 안에서 용접하고, 그라이께네 인자, 인자 오너가 돈이 다 깨지는 기라. 거기서.

김경완 구술자
김경완 구술자

- 쉼없이 일했는데 찾아온 병

나는 결정적인 순간에 인자 몸이 좀 아파 뿌렸어.  씨(C)형 간염이 와뿟대, 그때 내가 인자 조선소 하면서 책임자를 맡고 있으니까, 엄청시리 인자 내가 또 마이 힘든 일을 마이 했지, 인자 책임감이 있으니까. 원인은 모르는데, 뭐 거서 이제 신체검사를, 인자 건강검진 하잖아요? 회사에는 일(1) 년 만에 한 번씩 하잖아요? 하니까, “아, 이거 뭐 간 정밀검사를 해봐라” 하더라고. 그래가지고 인자 또 백병원에 갔지, 아는 사람이 있어가지고, 그때 저, 저 주례, 이제 주례 거 쪽에 백병원 인자, 요는 없을 때고, 해운대 없을 때고, 주례 백병원 가니까 씨(C)형 간염이라 하대. 나는 씨(C)형 간염이 뭐뭐 엄청 위험한 줄 알았더마는 별거 아이더마는, 그 당시는 엄청 위험한지 알고, 근데 몸은 마이 피곤하더라고. 내가 딱 겪어보니까. 몸은 엄청 피곤하더라고. 그래 거서 계속 치료를 약 먹고 한 엄청 오래 먹었지, 그라다가 인자 뭐 치료제가 나와가지고, 어…  연산동, 연산 로터리 거 보면 무슨 간 전문병원이 있어. 이제 거기서 치료를 했지, 육(6) 개월 동안. 무슨 치료인지 갑자기 또 생각이,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
아니, 뭐 어데서 왔는지를 모르니까. 내가 인자 워낙 일을 마이 하니까 뭐, 침도 마이 맞았거든. 혹시 이거 이 침에서 왔는지, 이거는 어쨌든 뭐 이렇게는 전염이 안 되고, 뭐 그런 식으로 전염된다 하더라고요. 피 같은 거 이런 걸로. 내가 봤을 때 그런 거 같애, 보니까. 그때 엄청 내가 침을 마이 맞았거든.

셋방살이에서. 혹시 그때는 가족들끼리 같이 다 사셨겠네, 그죠? 
우리 인자 식구들끼리 살다가 인자 그때 인자 내가 돈이 좀 되니까, 거… 우리 형수가 좀 어려웠거든. 그때 우리 조카들이 대학교 들어가고 고등학교 들어가고, 고등학교 두(2) 명 다닐 판이고 한(1) 명은, 우리 조카 세(3) 명인데, 큰형님 인자 아들내미, 딸내미, 딸내미인데, 그래가 형수가 자꾸 인자 넘의 집에 일 하니까 내가 좀 안쓰럽더라고. 인자 큰형님은 좀 몸이 아파가 좀 일 몬하고 하니까. 그래 인자 내가 인자 형수 좀 벌이묵고 살아라꼬 인자 그 덕하에다 식당을 차렸거든. 식당 차려가 우리는 거기서 묶고 자고만 하고, 집사람은 좀 도와주고, 그럼 나는 인자 뭐 일 다니고. 우리 형수가 거 장사하고. 고래 핸 게 한 이(2) 년 동안 했지.

신라마을 전경
신라마을 전경

- 신리마을에 살면서 추억

앞에 보니까 바닷가 있던데 어릴 때 수영하고 그렇게,
예, 마이 했죠. 옛날에 인자 여기 인자 항이, 항 이렇게 만들기 전에 인자 백사장이었거든요. 백사장인데 거 백사장에서도 뭐 엄청시리 마이 했지, 그때 뭐 백사장에 이게 모래 파면 거 뭐, 조개도 나오고, 우리 거 뭐, 또 우리말로 또 뭐라노, 몰케이(거머리말). 몰케이도 있고 깡가락지(애기 거머리말 줄기)도 있고.
옛날에 우리 청년 때는 마을에 초상이 나면, 그때는 인자, 인자 묘를 썼거든요. 그라모 어, 자기 선산이라던지, 우리 마을에 공동묘지라던지 거기에 인자 우리 또 인자 행상만, 인자 행상이라 하지요, 행상. 인자 상여 매는 거. 고거를 인자, 고거는 인자 따로 보관하는 데가 있었어, 저 새말 저쪽에. 보관하는 데가 있었는데, 고거를 가오가 인자 딱 조립을 해서 거 인자 상여 올리가지고 거 뭐, 거의 다 동네 사람들이 이렇게 해가 뭐, 또 뭐, 거 뭐 또 문세(앞소리)가 있어, 문세가 하는 게.

주로 어떤 어업하며 고기를 잡으셨던가요?
옛날에는 우리 여 마을에 뭐 양식장 음 미역 양식장하고 이렇게 보상을 안 받았을 때, 안 받을 때는 미역 양식장하고, 어, 오도시라고 하죠, 멸치 잡는 거. 거, 그라고 또 뭐, 잡어 그물 이런 거를 주로 마이 했죠. 우리 어릴 때 인제 복어 마이 잡았지. 우리 그때는 배가 마이 없었거든. 그 목선들이 그때는 큰 배가 한 세(3) 대 정도 있었거든. 그럼 그 배들이 나가면 이빠이 잡아 오면 요 항에다가 푼다고. 풀면 인자 경매사들 오가 몇 개 몇 개 이렇게 해가 경매보고 가져 가대. 옛날 그래, 그래 생각납니다. 지금 우리 회관 요 위에가 옛날에 그 일제시대 때 지은 그 수협조합원이, 조합원이 있거든. 수협조합.

혹시 배 서리하거나 하다가 뭐, 다치 기나 에피소드 이런 거 있었을까요?
요 뒤에 거, 흔히 말하는 김00, 김00 아저씨 집이 있는데, 고기 인자 마을하고 최인접이라 최고 가까워. 그라고 고기 홍00이 집이라고 있는데, 고기 인자 고 돼지 마구간하고 고 과수원 하고 담이 있어요. 그래가 인자 돼지 마구간 위로 사~알(살며시) 가는데, 하도 인자 고 배나무만 인자, 고 자리만 없어지니까, 할매가, 할매가 인자 꾀를 부렸는가 봐. 그래가지고 하얀 소복을 입고, 하얀 옷을 입고 배나무 밑에서 담 살 넘어가는데 인자 우리 거 돼지막, 움막이죠? 돼지 움막 고기서 사~알 넘어가가 이렇게 담을 살 넘었는데, 옆에 보니까 하얀 소복을 입고 요래 사~알 나와 뿌네. 거 인자 뭐 두(2) 명이서 가다가 마 기겁을 해가 마, 돼지 마구간 위에 그때 쓰레뜨(슬레이트) 아입니까? 쓰레뜨 마 아작나뿌고 자자자자작 해가 마, 마, 뭐, 뭐 그기 어딨습니까? 뭐 귀신 나타났다. (웃음) 그래가지고 그때 내 신발 샀, 신발 샀는지 그때 운동화 그 까만 운동화 아입니까? 우리 거 촌 말로 배구두(천 운동화). 까만 운동화 샀는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거 잊어 뿌가지고. 와~ 거 찾아가지도 몬하고 그래 결국 거 신발도 다 잊아뿌고. 와따, 고 할매가 꾀를 마이 부맀던 갑대요. 그래가 두 번 다시는 거 안 감더. 안 갔다니까. 

혹시 이래 마을에서 살면서 이거 말고, 또 지금 마을이 없어진다 하잖아요? 나는 이거 꼭 안 잊어야 되겠다 하는 장소가 있을까요? 
하~ 있지요, 거 저 우리 집에서 인자, 지금은 우리 집은 도로가 쪽인데 옛날에는 도로가 쪽이 아이고 우리 저 골목 쪽에 거 입구였거든요. 근데 골목에 나오다 보면 전부 다 이래 냇물이 있어, 냇물이. 고랑이라 하죠? 고랑.  예, 고랑인데. 고랑이라도 사람이 옛날에 뛰어넘기도 조금 힘들고. 그래 인자 그런 고랑이 있었어. 그래가지고 그 고랑 사이에 이렇게 나무, 나무를 해가지고 이래 놓아 놨거든요. 그래가 인자 고 때는 시냇 거, 도랑에서 내려오는 물이 엄청 깨끗했거든. 그래 고기서 인자 우리가 들어 가가지고 마, 붕어도 잡고 우리 이름은 세치라(민물고기) 하는데, 그게 인자 그 고기가 일(1)급수에만 산다 하더라고, 요게 침이 요래 크게 나가 있는 게 있거든. 그 이름을 모르겠네, 그게 우리는 그냥 세치라고 불렀거든. 
참게도 잡고 예, 그런 기억이 생생하게 나거든. 그래 고 물이 엄청 맑았는데 인자 어느 순간 고위에 고기에서 인자 사람들이 가서 빨래를 했거든. 빨래를 하다가 내가 초등학교 마 한 육(6)학년이나 되나? 이제 그때 인자 거기 인자 빨래터가 생기더라고. 빨래터. 거 사람들이 동네 사람들이 인자 거 빨래를 다 가 와가지고 이래 빨래터에서 전부 다 앉아가 인자 빨래하고 가고. 인자 그 위에 인자 물이 인자 큰섬이라고 큰, 우리 인자 큰섬은 인자 우리 촌말이고 큰샘인 거 같애, 샘. 어, 큰샘 거기 인자 우리도 인자 거기 물을 찔어다(길어다) 먹었거든. 그때 인자 모타(모터)도 없을 때고 하니까 물을 거기서 찔(길)어다가 인자 먹었거든. 인자 거기서 넘치는 물을 밑으로 받아가 인자 빨래터에 모이도록 해 놓고, 인자 거 빨래터를 만들었는 같더라고. 근데 그물이 엄~청 시원하고 여름에 깨끗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옆에 바위도 있는데, 아마 옆에서 거 고랑이 있으니까 이 고랑하고 같이 바로 옆에거든. 그르니까 아마 그 물인 거 같애. 그래가 우리가 정제 돼가지고 그 물인 것 같은데, 왜 내가 그거를 느꼈나 하모, 그 위에 공사할 때, 공사할 때 조금 비 오뿌니까 흙탕물이 돼 뿌더라고. 그래서 내가 시공사 한테 가서 이거 물 못 묵으니까 이 물 묵는 사람들 그때 전부 다 양수기를 다 연결해놨다 아입니까? 못 묵는 사람들 인자 수도를 좀 여어 달라 해가 인자 그때는 수도를 여었거든. 인자 그런 게 인자.

신리마을 앞바다
신리마을 앞바다

- 미역양식 어장

미역양식 어장이랑 낚싯배랑 같이 한꺼번에 하셨어요?
그때는 사실적으로 나는 뭐 바다에 대해서 거 잘 모르니까, 우리 친구한테 부탁을 했지. 나사리에 여 있는 우리 친구한테 부탁을 해가지고, 고 내 내려갈 건데 미역 거 양식장하고 배 함 알아봐 주가. 이래 해서 인자 우리 친구한테 부탁을 해서 친구가 어디어디 가서 함 가봐라, 그래가 뭐, 그래가 부탁을 해가 사게 됐지. 종묘장이 있거든. 종묘장에는 인자 미역 씨만, 포자, 포자라 하지. 포자만 인자 길르는 데가 있어. 그라면 미역이 포자가 조금 붙어 있는 거 보고 우리가 가져오는 거라. 가져오는 고거를 인자 물에 조금 적응시켰다가, 날짜 맞춰가지고 인자 날 좋은 날 고래가 뭐, 우리 고 줄은 우리 실처럼 좀 가늘대. 뭐 일반실보다야 마이 굴는데(굵은데) 우리 인자 로프에 고 비하면 엄청 가는 실이지. 근데 그걸 인자 로프에다 감거든. 포자를. 감아서 인자 바다에 줄을 뻗쳐 가지고 놔놓으면 거기서 미역이 이래 튀어나오는 거지.

-김경완 구술자 1차 1부 구술 내용 (정리 - 경상일보 디지털 뉴스부 배정환 부장.)

※ 본 기사와 관련된 영상은 한국문화원연합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