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바닥 헤어날 줄 모르는 교권, 정책보완 더 뒤따라야
상태바
[사설]바닥 헤어날 줄 모르는 교권, 정책보완 더 뒤따라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05.1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교사노동조합이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울산 현직 교사 3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울산지역 학교 현장의 교권은 여전히 바닥인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업무는 산더미 같고, 교권 침해 사례는 부지기수였다.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에도 교권이 여전히 바닥 상태인 것은 그 동안의 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교사가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0.4%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교사라는 직업이 사회에서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는 73.7%가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이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은 높지만, 교사에 대한 사회적인 존중감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 교사들은 아무리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해도 사회가 존중해주지 않으면 이 괴리감을 견디지 못한다. 최근 교사들의 이직이 잦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일선 교사가 가장 아파하는 부분은 교권이 침해당하는 것이다. 이번 설문에서 교사들은 ‘최근 1년간 학생이나 학생의 보호자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으냐’는 질문에 56.5%(학생), 53.3%(학부모)가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답한 것은 아직도 교권 침해가 상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최근 1년간 정서적 아동학대를 걱정해 본 적이 있다’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83.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정서적 아동학대’는 교사들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동되고 있다.

울산지역 교사들의 애로사항은 이뿐 아니다. 교사는 전문성을 끊임없이 제고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폭주하는 행정업무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는 처지다. 여기다 현장체험학습 등 안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거의 100%가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에게 중과실이 없다면 교사 개인이 민·형사 책임을 지지 않도록 법령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한 것은 교사들이 얼마나 이 부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개정된 개정법령만으로는 교권 회복이 아직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직접으로 알려준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번 조사결과를 좀 더 신중하게 분석해 정책수립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