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체 근무복 입은 울산시장, 기업·지자체의 혼연일체 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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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체 근무복 입은 울산시장, 기업·지자체의 혼연일체 본보기
  • 경상일보
  • 승인 2024.05.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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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울산지역 대기업 근무복을 입은 울산시장을 자주 보게 됐다. 울산시는 최근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S-OIL 등 울산에 사업장을 둔 주요 기업에 ‘시장과 경제부시장이 입을 근무복을 한 벌씩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울산시장은 산업도시의 특성상 기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일이 잦은데, 앞으로는 김두겸 시장이 해당 기업체의 근무복을 착용한 채 각종 미팅이나 현장 방문에 참석하겠다는 것이다.

김두겸 시장의 이 발상은 매우 독특하고 울산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최대의 제조업 도시인 울산은 자칭타칭 산업수도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번 민선 8기 김두겸 시장은 취임 초부터 현대자동차, S-OIL 등 대기업의 투자를 잇따라 유치해 최근에는 투자 실적이 20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시장은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남이나 미팅 등에 해당 기업체의 근무복을 입고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기업과 지자체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이심전심의 소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울산은 한 때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 독보적인 성장가도를 달렸다. 울산의 인구는 1997년 광역시 승격 당시 101만명이던 것이 꾸준히 늘어 2015년에는 117만명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되고 조선 수주가 끊기면서 울산은 급속도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인구 순유출’은 갈수록 빠르게 진행돼 2022년에는 111만명으로 주저 앉았다. ‘광역시’라는 타이틀도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다 저출산도 심각해져 인구감소는 더욱 가속도를 붙였다. 이 가운데 울산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계속 울산을 떠났다.

이번에 김 시장이 기업체 근무복을 입고 현장에 나서겠다는 각오는 시민들에게 큰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 관계자가 그 기업의 근무복을 입고 기업체 현장에 나타나면 그 기업의 근로자들은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단순한 ‘쇼’가 아니라 기업체와 지자체간의 신뢰의 표시다.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대화를 하면 일체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소통은 더 잘 되게 마련이다.

사자성어에 혼연일체(渾然一體)라는 단어가 있다. 여기서 ‘혼(渾)’은 물이 서로 합쳐진다는 뜻으로, 혼연일체는 양쪽 물이 서로 합쳐지듯이 마음이나 행동이 합쳐져 하나가 되는 상태를 말한다. 지자체와 기업체가 혼연일체로 하나가 될 때 울산은 분명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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