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은 방산과 함께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새로운 수출 분야다. K-원전은 세계에서 높은 기술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유럽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러브콜’을 보내며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 새울 1·2호기에 이어 3·4호기를 짓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는 이러한 K-원전의 심장부와도 다름 없다. 본보는 창간 35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K-원전 르네상스를 재현하고 있는 새울원자력본부를 찾았다.
◇3호기 준공 눈앞…4호기 공정률 90% 육박
지난달 19일 찾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 새울본부 제2건설소 사무동에서 안전모와 안전화, 안전 장비를 착용한 뒤 차를 타고 5~6분가량 가니 거대한 돔 형태의 콘크리트 건물 2개가 눈에 들어왔다. 쌍둥이처럼 똑같은 모양의 건물이 나란히 있는 이 곳이 바로 새울 3·4호기 건설공사 현장이다.
오는 6월 고온기능 시험을 앞두고 시운전이 진행 중인 새울 3호기는 현재 외부인의 출입이 불가해 새울본부 제2건설소 관계자 등과 함께 새울 4호기 공사 현장을 찾았다. 대형트럭이 수시로 다니고 인부들은 공사자재를 나르느라 현장은 분주했다. 이곳은 상온수압 시험과 연료 장전 등을 남겨 두고 막바지 공정이 한창이다.

건설소 관계자와 함께 4호기 내부에 들어서 비계와 구조물이 가득한 내부 공간을 미로처럼 돌아 아파트 15층(156ft) 높이까지 오르니 거대한 원통 형태가 눈앞에 들어왔다. 한국형 원전(APR1400)의 심장인 원자로를 볼 수 있는 격납건물 상층부에 도달한 것이다. 내부의 벽체와 뼈대는 다 세워졌지만, 여전히 설비를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원자로는 지름이 5.5m에서 원자로 헤드를 포함하면 높이가 14.8m에 달하는 거대 구조물이다. 새울 3·4호기의 가장 큰 특징은 항공기 테러에 대비해 설계를 바꾼 첫 원전이라는 점이다. 또한 60년 동안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새울본부 제2건설소 관계자는 “3·4호기는 최초로 항공기 충돌평가를 반영, 선행 호기보다 벽체 두께가 15㎝ 늘어난 137㎝”라며 “원자로를 둘러싼 보조 건물은 30㎝ 더 두꺼워진 180㎝로 이에 따라 철골이 38% 더 투입됐다”고 말했다.

◇주제어실 디지털화…안전성 초점 맞춰
이어 새울 4호기의 핵심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제어실(MCR)을 방문했다. 새울 3·4호기의 주제어실은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화됐다. 새울본부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새울1호기(옛 신고리 3호기)와 UAE 바라카 원전 등 APR1400 노형부터 디지털화된 제어반이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 주제어실은 디지털 제어반으로 운영되지만, 디지털 제어반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사무실 벽면 한쪽을 모두 차지하는 거대한 아날로그 형식의 안전제어반도 두고 있다.
새울 3호기는 지난 4월말 기준 공정률 96.44%로 현재 구조물 공사 완료 후 원자로 내장품 조립과 내부 기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 10월 준공이 목표다. 준공까지 연료 없이 실제 운전과 비슷한 조건으로 관련 계통들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고온기능 시험과 연료 장전을 남겨 두고 있다.
새울 4호기는 2022년 12월 초기전원가압을 완료하고 상온수압 시험을 준비 중이고 준공까지 상온수압 시험, 고온기능 시험, 연료 장전을 남겨 두고 있다. 4월말 기준 공정률 88.14%다. 새울 4호기는 새울 3호기와 1년의 시차를 두고 내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