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규천 태화한우농장 대표, “소 행복하게 해줬더니 품질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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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규천 태화한우농장 대표, “소 행복하게 해줬더니 품질 따라와”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4.05.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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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천 태화한우농장 대표는 대통령상을 3번 수상하고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 축산분야 명인에 선정되는 등 축산업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손꼽히는 한우 주산지 가운데 하나인 울산에 전국 어느 농장과 견줘도 품질과 사육환경 등이 돋보이는 한우농가가 있다. 봉계한우불고기특구 인근 울산 울주군 두동면에서 30년째 소를 키우고 있는 이규천 태화한우농장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로 지난달 ‘청정축산환경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앞서 제16회 전국축산물품질평가대상·제18회 전국한우한우 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 명인, 대한민국 최고 농업기술 한우명인에도 선정돼 축산업계에서 드물게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지난 13일 찾은 농장은 여느 곳과는 조금 달랐다. 농장 초입부터 분뇨 냄새가 코를 찌르기 마련인데 손을 뻗으면 소에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가서야 축사임을 냄새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악취 없이 쾌적한 모습이었다.

이규천 대표는 30년 넘게 농장을 운영하면서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행복해야 고품질의 소를 키울 수 있다는 신념을 지켜오고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최신식 장비와 사육 기법을 농장에 적용했다. 천장과 측면은 모두 쉽게 여닫을 수 있게 만들어 기온이 떨어지는 한겨울에는 소들이 추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고, 한여름에는 쾌적하게 환기가 잘 될 수 있게 했다. 또 빗소리로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우수관에는 흡음재를 더했다.

특히 직접 개발한 배합사료로 단백질 과다로 우사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분뇨 악취를 크게 줄였다. 이 대표가 처음 축산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배합사료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였지만, 일본 축산농가 견학을 통해 이 분야에 눈을 뜨게 됐다. 이후 이 대표는 독학으로 각종 전문 서적을 뒤지고, 자격증을 취득해가며 배합사료 기술과 지식을 터득했다. 비지, 옥수수·보리 등 16가지 농산부산물을 활용한 배합사료에 직접 배양한 발효균을 더해 영양을 극대화했다. 이 대표가 직접 개발한 배합사료는 ‘문수산 보약우’라는 이름으로 특허 등록됐다.

소 한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자동차 한대와 맞먹는데 배합사료는 탄소 배출도 줄여 기후위기 해결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

처음 배합사료를 도입했을 때는 영양소 불균형으로 소들이 병들거나 죽기도 했다. 점차 경험이 쌓여 지금은 조사료만큼 영양도 우수해 태화한우농장에서 출하되는 비육우의 90% 이상이 최고등급인 ‘1++’을 받는다. 30%선인 다른 농장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 지금까지 2등급 이하로 판정된 소는 1마리에 불과할 만큼 출하 소의 품질도 고른 편이다. 이 덕분에 전국으로 팔려나간 태화한우농장의 소고기를 먹어본 소비자들이 직접 농장으로 구입 문의 전화를 할 정도다. 수도권 백화점 등에서도 이 대표 농장의 소고기를 입점하기 위해 연락이 오기도 한다.

최근 경기가 크게 나빠지면서 수년간 한우가격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대표의 농장에서 출하된 소는 마리당 평균 1000만원을 훌쩍 넘길 만큼 좋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수익을 생각한다면 사육 두수를 늘릴 수도 있지만, 부인과 함께 제대로 잘 키울 수 있는 만큼만 소를 키우자는 생각에 비육우 60마리, 번식우와 송아지 80마리 등 140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가축농장은 악취가 나고 지저분하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주변 환경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축사는 지면과 단차를 둬서 분뇨 등으로 인한 침출수가 하천 등 주변으로 흘러나오지 않게 했다. 축사 바로 앞에는 손수 아기자기한 정원을 가꾸고, 뒤로는 혹시 모를 악취가 주변 민가 등 마을로 퍼지지 않게 방취림도 조성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자는 생각으로 품질 좋은 소를 키우기 위해 매진해 왔다”면서 “농장 가까이 교육장을 지어 직접 개발한 배합사료 등 기술을 축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 후계농들에게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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