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7월1일은 ‘틀니의 날’이다. 틀니 및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민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해 대한치과보철학회가 틀니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만 65세까지 확대 시행된 첫날인 7월1일을 틀니의 날로 제정했다.
올해로 9번째를 맞는 ‘틀니의 날’ 행사에서 ‘씹는 즐거움이 최고의 보약입니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보철치료와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틀니는 자연치아를 대체하는 치료 방식 중 하나로,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1000년 경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인구 고령화와 보험 적용 확대로 사용자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7년 대한치과보철학회가 만 60세 이상 7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틀니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이 45.7%로 절반 가까이 틀니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 비율의 급격한 증가로 이 비율은 급히 올라갈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65세 이후(65세~89세) 노년기 의료비 지출 1위가 틀니와 임플란트라고 한다. 틀니는 여러 개의 치아를 상실했을 경우 잔존 치아에 부착하는 고정성 보철물을 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착탈식 보철물이다. 평소 치아를 잘 관리했더라도 질병이나 외상, 노화 등의 이유로 여러 치아를 상실했을 때 일반적으로 사용해 왔다. 치과용 임플란트의 개발 이후 틀니의 사용량은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으나, 치조골의 상태, 악골의 상태나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 비용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틀니는 치아가 결손된 사람들이 음식을 씹을 수 있게 해주는 저작 기능을 주로 하지만, 말을 할 때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주고, 치아 결손으로 인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뺨이나 입술을 다시 원위치로 잡아주어 얼굴의 형태를 유지해주는 심미적 기능도 있다. 저작기능의 저하는 소화불량 등 전신적인 건강상태도 떨어뜨리며 치매 유발 인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틀니 착용 환자들은 종종 많은 불편감을 호소하며 치과에 내원한다. 틀니를 사용하는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구강질환이 바로 ‘의치성 구내염’이다. 틀니 사용자의 거의 대부분이 의치성 구내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의치성 구내염은 틀니에 번식된 세균과 곰팡이로 인해 입안과 주변이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틀니를 끼우는 아래 잇몸 부위 일부가 붉게 변하거나 붓는 경우, 출혈이 생긴 경우라면 의치성 구내염을 의심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붉게 변한 부위가 하얗게 변하거나, 심하면 잇몸의 증식을 보여 의치를 낄때마다 통증을 유발해 의치를 끼지 못하게 된다. 이런 심한 경우는 외과적으로 증식된 잇몸을 절개해 내고 새 의치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틀니는 일정 기간 적응의 시간도 필요하다. 필자의 경험 상 아무리 잘 맞게 만들어졌다고 생각되는 의치도 사용 초기 틀니가 덜그럭거리는 등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 때는 치과에서 조정 점검을 받으며 맞춰 나가야 한다. 틀니 사용 초기 3개월, 6개월에 1번씩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혀와 뺨이 쉴새없이 움직이는 구강내에서 아무런 고정장치 없이 혀와 구강내 근육들이 골고루 지지하는 곳에 틀니를 자리잡게 하고 음식을 섭취하기란 여간 쉬운게 아닐 것이다.
이런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틀니의 지지력을 높이려 치과용 임플란트를 이용한 틀니의 제작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65세 이상 노령층에 평생 2개의 임플란트가 보험 적용이 되어 현재 많이 시술되고 있지만, 정작 무치악 노령 환자에서의 임플란트 시술은 보험 적용 대상이 되지 않아 곤란한 경우가 많다. 65세 이상의 경우 완전 틀니와 부분틀니는 현재 보험 적용이 되나, 완전 무치악 환자의 경우 임플란트를 이용한 틀니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전액 자비 부담을 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이 상당히 크다.
총선 전 각 당에서 총선 공약으로 노년층 임플란트의 보험 적용 개수도 4개로 늘리고, 무치악 환자에서의 임플란트를 이용한 틀니의 경우도 보험 적용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정책들이 하루빨리 채택되어, 급속도로 진행중인 노령화 사회에서 다수 노인 환자들의 구강 건강 복지가 좀 더 빨리 향상되기를 바란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