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함께 울산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중국과 중동 등의 생산능력 확충과 각국의 환경규제로 석유화학 기반 플라스틱 수요가 줄어들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업계는 이미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일부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인력과 비용 감축 등 자구책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다만, 이번 석유화학의 위기는 이전의 ‘조선업 위기’처럼 ‘중국발 저가 제품 공급과잉’의 영향이 커 단기적인 극복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울산 석유화학 산업이 위기의 국면을 전환하고 재도약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구조 전환과 고부가 제품 생산 등에 경제 주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울산시는 9일 ‘제1회 울산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석유화학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노사민정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김두겸 울산시장과 김충곤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 의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등 노사민정 대표는 석유화학산업의 위기에 인식을 같이하고 울산 경제 활성화와 고용 및 민생 안정을 위해 지역 차원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이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석유화학은 울산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한 핵심 산업이다. 울산 수출액의 절반은 석유화학·석유화학제품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하지만, 석유화학 수출 비중은 지난해 사상 처음 40% 이하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도 위기 국면이 더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중국과 중동의 거센 역습으로 인한 이번 울산 석유화학의 위기는 출구전략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중국은 ‘석유화학 산업의 쌀’ 에틸렌 생산능력 세계 1위에 올라서는 등 자급하고 남은 물량을 수출시장에 대거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울산의 석유화학 산업은 해가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 울산의 대중국 석유제품 수출은 2011년 최고점 대비 지난해 9분의 1 토막이 났고,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63% 격감했다.
중국발 산업굴기로 인해 울산은 ‘조선업’ 바통을 이어 석유화학 산업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0년간 ‘울산의 눈물’이 된 조선업 위기에서 벗어나자마자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한다면 울산 산업과 경제는 또 한차례 격랑에 빠져들 수 있다. 위기극복의 DNA를 일깨워 다시 한번 울산의 저력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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