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반 아트(Urban Art)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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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반 아트(Urban Art)울산
  • 경상일보
  • 승인 2024.07.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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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 비서관

나훈아, 조용필, 임영웅이 한자리에서 합동공연을 한다? 상상만으로도 벅찬 공연이 될 것이다. 사상 유례없는 티켓 전쟁에 구름 인파가 몰려들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미 나훈아는 ‘고맙습니다’라는 고별사를 발표하고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면서 마지막 콘서트에 들어갔다. 그런 만큼, 셋이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는 것은 현재로선 기대 난망이다.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중 가수만큼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업계 거장들의 만남은 종종 있어 왔다. 그때마다 그런 잔치판은 흥행몰이했다. 만약, 미술계의 거장인 고흐, 피카소, 렘브란트 등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대박이 날 것이다. 한 사람의 영향력만으로도 충분한데 여러 명이 함께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 이후 야심 찬 기획 전시회를 준비해 오픈했다. 오는 10월27일까지 장장 4개월에 걸쳐 열린다. 전시회 명칭은 ‘반구천에서 어반 아트로’이다. 어반 아트(Urban Art)는 거리 예술과 그라피티를 결합한 개념이다. 도시예술이라고도 일컬어진다. 해외토픽을 통해 지하철이나 거리에 정체불명의 그림을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을 소개할 때 자주 등장했다. 동네의 담벼락에 낙서하는 수준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도시예술을 넘어 국제적인 예술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 울산시립미술관에서 펼쳐지는 국제전에 참가하는 면면들은 화려하다. 굳이, 비유하자면 어반 아트업계의 나훈아, 조용필, 임영웅에 버금가는 인기와 명성을 얻고 있는 유명 작가들이다. 개막행사에서 그라피티 퍼포먼스를 직접 시연한 아티스티인 존원(Jon One)이 대표적이다. 슬럼가의 상징인 뉴욕 할렘에서 태어난 존원은 지하철과 거리 벽면에 가득 채워졌던 그라피티를 보며 자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거리 예술을 접하게 됐다. 지하철을 ‘도시를 관통하는 박물관’이라는 어록으로 그라피티에 진심이었던 존원은 프랑스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 나갔다. 2015년 프랑스 우표 작업에 이어 에어 프랑스와는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항공기에 그라피티 작품을 콜라보했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어 2016년에는 LG전자와 협업해 포터블 스피커를 출시하기도 했다. 유명 의류 브랜드 창업자이기도 한 세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통한다. ‘모든 행동은 새로운 시각을 창출해 낸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세퍼트 페어리는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을 그린 ‘호프(HOPE)’라는 작품으로 유명세를 더했으며, 존원과 마찬가지로 헤네시와 협업한 한정판 코냑을 출시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전쟁과 평화, 환경 등 사회적 메시지를 그라피티에 녹여내는 것으로서 명성을 드높였다.

특히 제이알(JR)이 참여 작가로 주도하는 ‘우리가 영웅이다’라는 시민 참여 프로젝트도 펼쳐진다. 울산 시민 200명의 상반신 사진을 미술관 외벽에 콜라주 형태로 사회적 이슈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이어서 눈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회 참여 작가인 빌스(Vhils), 제우스(Zevs), 제프 쿤스(Jeff Koons) 등도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

우리 시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 모아 전시회를 갖게 된 것은 어반 아트의 시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반구대 암각화의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자는 뜻이다. 이를 통해 반구천 암각화의 유네스코 등재의 당위성을 알리고, 세계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의미도 포함된다. 아울러, 현대자동차 등의 기업들과 손을 맞잡고 회색빛 산업단지를 형형색색의 빛깔로 탈바꿈시켜 밝은 기운을 불어넣는 동시에 산업관광의 볼거리로 만들자는 취지를 모색하는 계기도 있다. 미술은 물론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해 울산이 꿀잼도시로 가는 데 이번 전시회가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좋은 작품이 제대로 소비되는 방법은 전시회가 성황을 이룰 때다. 미술관에서 훌륭한 작품을 보면서 무더위를 날리는 것도 여름을 알차게 보내는 지름길이다.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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