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가장 먼저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유기동물 입양률은 최하권을 기록하고 있다. 입양률은 해당 도시의 반려동물 산업 수준을 알려주는 것인데, 이처럼 입양률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반려동물산업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울산시는 입양률 저조의 원인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시에 따르면 울산 지역에 등록된 반려동물은 2021년 5만6077마리, 2022년 6만1156마리, 2023년 6만5760마리에 이어 올해는 6월말 기준 6만7885마리에 이르렀다. 구조된 유기동물 수는 2021년 2930마리, 2022년 2961마리, 2023년 2956마리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입양된 유기동물 수는 2021년 821마리, 2022년 605마리, 2023년 416마리로 급감했다. 3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입양률이 낮은 것은 보호센터 시설의 낙후성, 입소 품종견·묘 급감, 입양 대상 동물의 교육 및 미용케어 부재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낙후된 시설에서 미용케어 등도 제대로 받지 못한 동물들을 입양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굳이 말을 안해도 알 법한 일이다.
2020년 인구주택 총조사(5년 주기)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313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15%에 이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7년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반려동물 관련 학과를 유치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동물권 인식 향상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전망이 밝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반영하듯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23년부터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를 선정하는 등 인프라 조성에 나서고 있다. 2023년에 울산과 태안, 2024년에 포천과 순천 등 지금까지 4개 지역이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됐다.
울산은 현재 지난 2020년 9월 북구 호계동에 문을 연 ‘애니언파크’가 있다. 애니언은 동물(Animal)과 사람(human)의 합성어다. 이어 오는 2027년께는 성안동 일원에 대규모 반려동물 건강문화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울산은 공업도시로만 알려져온 도시만큼 이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행복과 사랑의 도시로 이미지를 변신할 때가 됐다. 그러면서 이를 자연스럽게 산업으로 이끌어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시설 뿐만 아니라 생명에 대한 시민의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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