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들이 두렵다”…갈길 먼 공교육 정상화·교권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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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생들이 두렵다”…갈길 먼 공교육 정상화·교권 회복
  • 경상일보
  • 승인 2024.07.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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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울산교사노조 설문조사 결과 울산 교사 10명 중 4명꼴로 학생들을 대할 때 두려움이 커져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답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기본법,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 등 교권5법이 개정됐지만, 공교육 정상화와 교권 회복은 여전히 갈길 먼 ‘희망사항’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교사노조가 실시한 ‘심리·정서·행동 위기 학생에 대한 학교 현장 실태조사’ 결과 나온 교단 현실과도 맥락을 같이해 씁쓸함을 더한다. 지역 교사의 92.2%가 정서 위기 학생으로 인해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의 방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줬던 터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사는 교육 활동이 위축되고, 학생들은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듯 교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큰 걸림돌은 역시 학부모였다. 교사의 60%가량은 보호자가 학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협조하거나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자녀 인성교육 책임 인식 부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교사들은 교육활동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교육 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형성’과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학부모 인식 개선’을 제시했다. 안전한 교육 활동을 보장받으려 교원단체 가입이나 교사 스스로 변화와 개선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근본으로는 학부모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울산의 교육 현장에서 교육활동 방해 행위 및 상해·폭행 등 ‘교권 침해 행위’나 분노조절장애·품행장애·ADHD 증상·정서불안 등 ‘심리·정서·행동 위기 유형’의 수업 방해 행위가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지역 교사의 79%는 정서 위기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심지어 이들 교사의 절반은 정서 위기 학생의 보호자에 의한 교권 침해(악성 민원)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교사들은 학부모가 아동학대로 고소할지 두려워 제대로 치료 권유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웃픈’ 현실이다. 이런 상태에선 울산 교권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교사들의 역량 강화 노력과 함께 학부모 자녀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교권 정상화로 가는 길이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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