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친기업 정책에 거침이 없다. 울산은 이제 국내 어느 지자체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친기업 도시로 자리잡았다. 국내 수많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울산시를 찾아와 어떻게 기업을 유치하고 친기업 정서를 만들어 나가는지 배워갔다.
이 가운데 울산시는 지난 26일 역대 최초로 기업 현장에서 월간업무보고회를 개최했다. 지금까지 월간업무보고회를 기업체 현장에서 개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것도 회의장에는 울산시와 구·군,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HD현대건설기계 부사장, 기업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그 동안 행정업무 보고회에 기업 관계자들이 들어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행정은 기업의 일에 대해 사사건건 규제를 하고, 기업은 하는 일마다 행정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김두겸 시장이 월간업무보고회를 시청내에서가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 개최했다. 상상을 초월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날 HD현대건설기계 박찬현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이 이뤄지고 있으며,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라며 “전기 굴착기의 경우 디젤과 비교해 제조원가가 높아 제조기업에선 비용부담이 크다. 현재 울산시가 전기굴착기 민간보급사업 통해 구매자에게 구매보조금 지원하고 있지만, 제조회사에 대한 지원은 없어 아쉽다. 이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김두겸 시장은 “굴착기와 같은 건설기계 역시 화석연료에서 전기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의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기업의 친환경 제품 개발과 생산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장과 부사장의 격의없는 대화는 소통의 전범이 될만하다.
이처럼 행정과 기업의 원활한 소통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한다. 울산은 지난 2년간 21조원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이는 인허가 부서 직원들로 현장지원 전담팀(TF)을 구성해 공무원을 직접 현장에 파견하는 등 사력을 다해 기업을 도와줬기 때문이다. 이에 에쓰오일과 SK,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공장 신증설에 나서면서 울산 국가산단 생산활동은 10년여 만의 최고 성장세를 보였다. 김 시장의 지론은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기업현장에서의 월간업무보고회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해된다. 김 시장의 친기업 정책이 중단없이 직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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