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루하고 따갑고 찐득한 여름이다. 이 시대 또한 그러하니 사는 것에 대한 생각 또한 지겹도록 골몰해지지는 않는지?
톨스토이의 <인생론>(뿌쉬낀하우스)은 생명과 죽음, 참된 삶 즉 이성적 삶을 동물적 삶과 비교하며 보여주고, 육체는 껍데기가 아니라 존재를 존재되게 하는 역할이며, 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고통으로 인해 행복을 알 수 있다고 가르쳐준다.
논리적 설명, 흥미롭고 적합한 비유들, 반복된 문장들에 독자는 머리와 가슴이 찔릴 것이다. 찔릴수록 부드러워지며 바른 삶을 찾게 될 것이다. 톨스토이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인생의 거듭남을 체험할 것이다.
그 진리란 이성이다. 동물적이라는 말과 상반된 의미로써 이성은 로고스를 뜻한다. 로고스란 태초부터 있던 지혜, 말(씀)로써, 로고스 안에 모든 것이 존재하고, 로고스로부터 모든 것이 이루어지며, 모든 것을 정의하며, 다른 무엇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돌아보면 우리 삶과 사랑이 동물적이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현대 21세기에 우상이 되어버린 돈, 물질, 쾌락 등이 결국엔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치닫게 함으로 그 끝은 파멸일 수밖에 없다. ‘자기사랑’인 동물적 삶에는 결코 만족이란 없기 때문이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이 바로 자기사랑이기에 말이다. 만족, 행복, 사랑은 타인을 위한 삶, 이성적 삶에서 나온다. 타인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타인을 향한 사랑으로 살아낸 사람에겐 죽음마저 죽음일 수 없다. 몸은 사라졌으나 영혼은 누군가를 사랑한 그 사랑 안에서 시공을 초월한 불멸의 생명이 된다. 즉, 이성적 삶을 살다 맞이한 죽음은 또 다른 차원의 생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톨스토이가 작가로 사상가로 정신적 지도자로, 이성적 삶을 실천함으로 얻은 진리의 책이다. 생각이 뻣뻣하고 본디 마음이 완악한 우리가 이 책으로 인생을 도전받는다면 소위 동물적 죽음 따위는 맛보지 않겠다.
설성제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