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찾은 울산대학교 내 헌혈의 집. 입구에 세워진 ‘2024년도 헌혈자 기념품 목록’ 입간판에는 해피머니 문화상품권이 적혀 있었지만 현장에서 발급은 중단된 상태다.
이날 헌혈을 마치고 나온 김모(28)씨는 “원래는 해피머니 상품권을 받았는데 지급이 안 된다고 해서 오늘은 커피 교환권으로 받았다”며 “그동안 책을 사기 위해 해피머니 상품권을 모아뒀는데, 한동안 아예 사용이 안 된다고 해서 조금 허탈하다”고 말했다.
적십자 관계자에 따르면 매년 헌혈 경품으로 제공되는 해피머니 상품권의 사용이 사실상 정지되면서 하루 아침에 ‘휴지 조각’으로 변해버린 상태다.
적십자사는 매년 수십억 원 규모로 해피머니 상품권을 구매했고, 올 상반기에도 전국 단위로 총 64억7000여만원치를 구입했다.
그러나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자 티몬·위메프가 주 유통처였던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 해피머니아이엔씨도 정산을 받지 못해 해피캐시 환불을 중단,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적십자사는 급히 지난달 29일부터 해피머니 상품권 지급을 일시 중지하고 사용하지 않은 상품권은 다른 기념품으로 교체에 나섰다.
울산 각 헌혈의 집으로도 매일 20~30여명씩 시민들이 찾아 사용하지 않은 해피머니 상품권을 교환해 가고 있다.
울산적십자사는 매년 해피머니 상품권 5000원권 6만매, 8000권 4000매로 총 6만4000여매의 상품권을 구매했다. 이중 올 상반기까지는 5000권 3만7500여매를 구매해 2만8273매 지급했으며 8000권은 2100매 구매해 1744매를 사용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터지고 난 후 교환을 시작, 일주일 만에 울산혈액원이 교환한 해피머니 상품권은 464건에 달한다.
울산혈액원 관계자는 “단순히 올해 배부한 상품권만 교환하는 것이 아닌 지난 2021년부터 배부돼 사용하지 않은 상품권은 모두 교환하는 방침이 내려왔다”며 “올해 배부된 상품권만 총 111매 교환이 들어왔는데, 그동안 대부분 해피머니 상품권으로 기념품을 받아간 만큼 앞으로도 교환 수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적십자사 본부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헌혈 기념품 영화상품권도 올해 상반기에는 유찰을 겪으며 지부별로 남아있는 수량이 거의 없는 상태다.
또한 기념품 중 하나인 편의점 교환권 역시 본부 차원에서 지급을 일시 중단한 상태여서 기념품 선택폭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혈액원 관계자는 “영화 상품권은 8월 중순께 다시 계약을 체결하면 물량 추가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수거한 교환권 사용은 폐기해버리면 적십자사에서 손해를 그대로 떠안게 되는 격이라서, 우선 수량을 파악하고 본부 지침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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