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자 말벌이 곳곳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은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 벌들의 활동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말벌은 집을 건드리면 사람을 공격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벌집을 떼다가는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말벌집이 발견되면 직접 제거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총 2448건의 말벌집 제거 신고가 들어왔다. 이는 지난해 7월(1488건)보다 1000건 가까이 증가했다. 2022년(1385건)과 비교하면 무려 76%나 급증한 수치다. 이번 달 역시 지난 6일 기준 542건의 벌집 제거 신고가 접수됐다. 동부소방서의 경우 하루 평균 적게는 3건, 많게는 10건 이상 벌집 제거 출동을 나가고 있다.
말벌은 보통 5~7월께 집을 짓기 시작하고 번식기인 8월에는 활동이 매우 왕성해진다. 따라서 피서객들이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이 시기에 말벌에 쏘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지난 5월 동구 서부동에서는 70대 남성이 벌에 쏘여 간지러움과 어지럼증을 겪다가 의식을 잃기도 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말벌 독성은 생각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벌에 쏘였을 때 가려움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지난 6일 강원도 횡성에서는 드론을 활용해 말벌집을 퇴치하는 기술 시연회가 열렸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한 이날 시연회에서 말벌집 퇴치 드론은 대형 말벌집에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탄환을 쏘아 구멍을 내고 말벌집 내·외부에 친환경 살충 약제를 살포해 말벌집 전체를 제거했다. 이 드론은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개발한 것으로 5분 이내 살충률이 99%에 이른다. 또 이 드론은 조종하는 곳으로부터 200m 거리의 말벌집을 제거할 수 있다.
최근 울산지역에서는 농촌지역은 물론 도심의 고층빌딩에까지 말벌집이 지어져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말벌집 제거 드론을 소방서 등에도 배치해 숲이 우거져 진입이 어려운 야산이나 고층 아파트 벽면, 나무 꼭대기의 말벌집을 퇴치하는데 활용할 필요가 있다.
벌에 쏘이는 것을 예방하려면 향수·화장품·스프레이 등 냄새나는 것을 피하고, 옷도 밝은색 계통을 입는 것이 좋다. 또 벌에 쏘이면 신속하게 머리를 감싸고 20m 이상 피해서 벌침을 뽑고 깨끗한 물에 씻은 뒤 치료를 받아야 한다. 벌에 쏘인 뒤 빠른 처치를 하지 못하면 쇼크사에 이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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